생필품에서 콘텐츠·소프트웨어로 B2B 거래까지…해외진출도 구독경제로
최근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구독 비즈니스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독 비즈니스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Curation)한다는 점과 플랫폼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디맨드(On-demand)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문이나 우유 등 전통적인 구독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미국의 구독 결제시스템 기업 주오라(Zuora) 창립자 티엔 추오(Tien Tzuo)가 반복적인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고객을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전환하는 산업환경을 정의하면서 처음 ‘구독경제’ 용어를 사용했다.
제품이 주는 효용과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글로벌 구독경제 현황과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 기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8년 132억 달러에서 연평균 68%씩 고속 성장해 2025년에는 4782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멤버십형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2015년 5400만 명에서 2019년 1억1200만 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일본의 구독경제 시장도 2017년 8720억 엔(약 80억 달러)에서 2019년 1조 1440억 엔(105억 달러)로 커졌다.
우리나라도 작년 기준 콘텐츠, 생필품, 화장품 등 구독 비즈니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70%를 상회할 정도로 구독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소유보다는 효용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클라우드·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발달에 힘입어 구독경제의 범위도 생필품에서 콘텐츠, 소프트웨어, 가전, 자동차 등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을 구독하면서 B2B 거래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들도 풍부한 자원, 다양한 유통채널, 높은 인지도 등을 앞세워 구독 비즈니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구독경제 모델로 해외진출 성과를 낸 국내 기업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가전 렌탈 기업들은 동남아에서 사업을 확장 중이며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구독형 서비스로 수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구독경제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요소로 데이터 기반 정보통신(IT) 기술 도입 및 서비스 고도화, 새로운 경험과 가치 창출, 적정한 가격 설정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구독경제는 새로운 블루오션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시장이 ‘일회성 판매, 소유’에서 ‘지속적 서비스, 이용’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기업들의 구독모델 도입이 확산세에 있다.
또 구독경제의 급성장은 첨단 정보통신 기술(AI, 딥러닝, 클라우드)의 발전, 플랫폼 및 e커머스 시장의 확장 등에 힘입었다.
최근 대다수 플랫폼 스타트업이 구독모델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상하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구독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하여, 아직은 발전 초기단계이지만 구독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참여기업 확대(스타트업→대기업), 제공 상품/서비스 다양화 등으로 국내 구독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종 산업(사업영역 확대 목적), 플랫폼기업, IT기업(디지털 기술 활용 목적) 금융기업(정기결제 시스템 구축) 등과의 협업이 활발해지면서 구독경제 생태계도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구독경제 시장 활성화 및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에 있다.
구독서비스 제공범위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구독경제 이용 과정 중 소비자 보호방안 마련 등 제도개선에 진전이 있다.
수출기업들이 구독 비즈니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수출바우처사업’ 내 구독경제 형태의 지원서비스를 선택‧활용할 수 있도록 신설(중기부)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일부 상품 및 서비스에 한정되었던 구독 서비스를 더욱 다양한 형태로 보급‧확대할 것으로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구독박스형(생필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구독모델은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무역협회 심혜정 수석연구원은 “구독 비즈니스는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과 동시에 고정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구독경제 모델 개발에 지속 노력하고 정부도 규제 완화, 수출지원 확대 등으로 구독경제 생태계 활성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