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연구원 개발‧서울시 상용화 시도…“사회적 혐오 조성‧인권침해” 지적

한국교통연구원이 확진자가 지나갔던 길목을 지나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경고신호를 보내는 앱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이는 감염병을 방지하는 수단으로 유효할진 몰라도 지나치게 개인의 사생활 반경을 옥죄고 나아가선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다.

이른바 안심 앱 ‘My-T(마이티)’로 이름붙여진 이 신호체계는 보행자나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일종의 교통 ‘마이데이터’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알려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을 걸어가는 도중에 만약 동선이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진자의 동선과 같을 경우 ‘My-T’에서 자동 알람이 울린다.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 운수종사자가 감염병에 확진됐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동선 정보를 제공하며 경고음을 울린다.

(출처=서울시)
(출처=서울시)

이런 안심 앱을 개발한 교통연구원은 “이전에는 버스, 택시 등 공공교통수단 운수종사자가 확진됐을 경우에도 해당 차량 탑승객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동선정보 미제공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발생해 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My-T’ 앱을 통해 나의 이동정보와 확진자 이동동선이 겹치는 지역이 발생할 경우 확진자 이동 동선 겹침 알림 서비스와 14일 이내의 감염병 확진자 이동정보 현황도 제공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경로 겹침 알람, 혼잡도가 덜 한 경로 안내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My-T’앱은 수집되는 개인 위치정보(GPS)와 대중교통 운행정보, 교통카드 승하차정보, 교통수단별 Wi-Fi 정보 등이 결합·분석돼 개인 통행·이동 궤적과 확진자 이동 동선을 비교하여 감염병 확진자 접촉 여부를 알려준다.

또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할 경우 개인의 통행 이동 궤적 데이터(GPS)를 수집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사용자별 통행특성 분석과 함께 최적화된 맞춤 교통정보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교통연구원 등은 ‘마이데이터’의 사회적 실용화란 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따르면 ‘마이데이터(MyData)’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개인은 각 기업과 기관에 흩어져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이 정보를 업체 등에 제공해 시간, 장소, 상황 등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My-T(마이티)’ 앱을 통해 ‘코로나 19’에도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능의 ‘My-T(마이티)’는 비판의 소지도 적지 않다. 이미 CCTV 등 개인의 동선이나 움직임을 감시하는 시스템은 고도로 발달돼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아예 사회적 기피 인물로 낙인찌고 그들이 지나간 길목이나 동선까지도 앱을 통해 경고음을 발신하는 것은 감염병 예방을 뛰어넘어 사회적 배제와 혐오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살 만하다.

심지어 이런 차별과 배제를 부추기는 디지털 기술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20년 마이데이터(MyData)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에 선정돼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와 일련의 공공기관들이 이렇다할 문제의식 없이 ‘확진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확진’하는 앱을 공인했다는 점에서 크게 비판을 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서울시는 이를 오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대중화한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다양한 시민 편의를 위한 장치를 만들기 이해 일단 ‘코로나19’ 확진자 중복 경로를 탐색, 제공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민간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마이데이터 정보의 결합을 통해 앞으로 대중교통 이용 마일리지 적립·요금 할인, 대중교통 이용 실적을 반영한 신용등급을 향상 서비스, 데이터 판매 수익 환원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시와 탐색을 전제로 한 개인별 네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애초 기술 개발의 취지나 동기가 잘못되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현재 이같은 교통 마이데이터 앱 ‘My-T(마이티)’는 안드로이드 버전으로만 출시됐다. 이미 지난 15일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설치할 수 있으며 아이폰 버전도 추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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