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서비스 플랫폼 확대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은 다르다.
카카오TV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력하는 반면, 네이버TV는 창작자 참여 확대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공통점은 플랫폼기업의 콘텐츠 시장 진출이다.
카카오TV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화제다. 공개 이틀 만에 수백만의 재생 수를 기록했다. 아직 예상하기는 좀 이르기는 하지만 지상파와·케이블 중심인 국내 방송계의 지형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M은 지난 1일 공개한 연애혁명, 찐경규, 페이스아이디, 내 꿈은 라이언, 카카오TV모닝, 아만자 등 6개 오리지널 콘텐츠 누적 재생 수가 총 350만을 넘겼다고 3일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 <카카오TV 모닝>, 이효리 등 스타 스마트폰을 그대로 녹화해 일상을 공유하는 <페이스 아이디> 등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콘텐츠로 제작돼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카카오톡 '카카오TV채널'과 '#카카오TV탭' 이용도 크게 늘었다. 카카오TV 채널 구독자는 지난달 26일 이후 150만명이 증가, 25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카카오M 대표로 영입, 방송·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김 대표는 tvN 채널을 론칭하는 등 유료방송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콘텐츠 전문가다.
카카오의 모바일전략
카카오M은 이후 스타 연예인을 보유한 10여개 연예기획사를 인수하고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PD를 영입, 제작 역량을 길러 왔다. 카카오는 이달 카카오톡 #탭에 카카오TV를 드디어 추가해,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카카오는 모바일로도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모바일로 보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힉이다. 이 때문에 기존 TV나 스크린에 맞춰진 가로형 포맷을 넘어 세로형, 정방형, 가변형 등 다양한 프레임을 활용해 이른바 ‘모바일 프레임’ 포맷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메신저 카카오톡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네이버TV
카카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승부를 거는데 비해 네이버는 콘텐츠 창작자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TV 서비스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네이버TV 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7년 네이버TV로 서비스를 변경했다. 창작자들을 네이버TV에 적극 참여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네이버TV에 창작자 후원 기능을 추가했고 올해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서도 이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창작자를 후원할 수 있도록 ‘라이브 후원’ 기능도 장착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확산에 지난 3월부터는 구독자 300명 이상, 누적 재생 시간 300시간 이상으로 네이버TV 광고 노출 승인을 받은 채널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을 통해서도 창작자가 네이버TV와 접점을 만들어 가도록 했다. 제작사와의 협력을 위한 제휴도 활발하다. 네이버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는 이보다 앞선 2017년에 YG엔터테인먼트에도 1000억원을 투자, 2대 주주가 됐다. 네이버는 지난 상반기에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비대면 공연 '비욘드 라이브'를 선보이는 등 자사 경쟁력을 활용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네이버웹툰 연재 작품을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한다.
플랫폼기업의 콘텐츠시장 진출
사실 네이버나 카카오만은 아니다.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인터넷·게임 업체들은 최근 방송·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유력 인터넷·게임사들은 최근 방송·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을 25.1% 보유했다. 영상, 음원, 화보 등 콘텐츠를 독점 제공 받아 BTS를 소재로 한 게임을 서비스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블레이드앤소울' 등 자사 게임을 뮤지컬로 제작하는 등 공연 사업에 손대 왔다. 토종 플랫폼 기업들은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치기 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케이팝 등 강점이 있는 부문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업계 위주이던 방송시장의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