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곧 계약해지통보할듯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작업이 결국 무산된다.

계약해지 통보할 듯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결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산업은행에 이메일을 보내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였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매각대금 인하를 제안했다. 그러나 HDC현산이 채권단이 이미 거절한 아시아나 재실사 방안을 다시 거론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졌다. 채권단에선 HDC현산의 12주의 재실사 요구는 인수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부터 2조 원 가량 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번 주 HDC현산에 계약해지 통보를 할 예정이다. 금호산업이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 지원 금액은 올해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으로 최대 2조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의 과정

작년 11월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12월에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2조5000억 원 이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은 올해 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게 됐고, 채권단은 올해 4월 운영자금 1조7000억 원을 긴급 수혈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자신들의 동의가 없이 자금 지원이 된 것과 회계 관리가 부실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재실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인수의지를 보이지 않고,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달 26일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직접 정몽규 HDC회장을 만나 추가 지원 의지를 밝히고 요구 조건을 알려달라고 했으나 HDC현산은 2일 채권단 측에 재실사를 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사실상 결렬을 의미하는 답변이었다.

플랜B로 가는 아시아나

인수합병 협상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계로 넘어간다. 채권단은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5000억원어치 매입하는 등 지원에 나서면서 금호산업 측과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내용의 동반매각요청 조항이 담긴 특별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채권단은 올해에도 3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인수했다. 만약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을 확보했다가, 향후 임의의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플랜B를 선택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기안기금운용심의위원회는 아시아나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에 합의를 이미 마친 상황이다. 임시 위원회를 열어서라도 아시아나에 대한 자금 투입을 신속하게 결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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