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논설위원 이완우>
날씨가 추워지면서 지난겨울 혹독한 손해를 안겼던 구제역에 대한 경계경보가 일찌감치 울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5일 경기 화성의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상황을 가정한 방역훈련을 실시한다. 지자체와 방역기관의 대응태세를 단계 별로 일괄 점검하는 훈련은 의심 가축의 신고에서 시작해 초기 긴급대응과 방역체제, 통제초소와 거점 소독장 설치ㆍ운영, 긴급 예방접종 및 소독, 살처분 등으로 이뤄진다. 월말에는 전국적 구제역 발생 상황을 가정한 전국적 도상훈련도 실시한다. 농림부의 이번 점검은 결코 '뒷북'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니다. 구제역 피해가 워낙 컸고, 최근 동남아 각국의 구제역 발생에 덧붙여 국내 구제역 바이러스의 완전 소멸도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마가 기승을 부렸음에도 살처분으로 매몰된 가축의 침출수 차단 등 2차 오염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천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겨울 구제역 피해는 살 처분된 가축이 349만 마리에 이를 정도였다. 소 15만 마리, 돼지 333만 마리, 염소와 사슴 1만 마리가 죽어 땅에 묻혔고, 직접적 경제 피해만 2조2,000억원, 후속 환경피해까지 합치면 3조원에 이른다. 축산 농가의 피해보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 됐지만 농민들의 좌절과 불만은 끊이질 않는다. 더욱이 사육두수 급감으로 돼지고기 값이 폭등했고, 그에 따른 수입 확대 및 농가의 급격한 입식 증가로 생돈 가격 폭락이 빚어지는 등 시장 혼란이 이만저만하지 않다.
방역은 국민 모두의 협력체제로
아울러 이미 지난달 동남아 각국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사실상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언제든 해외여행자가 구제역 바이러스를 묻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 여행자의 방역처제도 강화해야한다. 여행자 안전수칙을 마련 방역에 스스로 참여하는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에 감염됐다가 자연 치유된 흔적인 구제역 비구조단백질(NSP) 항체가 발견돼 지난겨울 기승을 부렸던 구제역 바이러스가 국내 토양 중에 남아 있을 우려도 크다. 구제역이 만연 됐던 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소독 등 방역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올 겨울을 구제역 없이 넘기고, 최악의 경우라도 피해 최소화에 성공하기 위한 행동요령은 농림ㆍ방역 당국이나 축산업 종사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범국민적으로 방역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 일단 번지기 시작하면 누구도 그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잊지 말고, 국민 모두 '해외여행 유의사항' 오염 지역의 예방·안전대책 등에 배전의 관심을 보이기를 촉구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