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입장에는 변화없어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대면 협상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일단 이 때문에 이날로 점쳐졌던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계약 해지 통보도 사실상 미뤄졌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이 제시한 계약종결시한은 11일로, 금호산업 측은 이튿날부터 인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을 위해 면담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9일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조치다.

쉽지 않을 협상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12주간의 재실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재실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의 재실사 요구는 차입금, 당기순손실이 급증했고 매수인 사전 동의 없이 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발행이 이뤄졌다는 이유다. 그러나 채권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기인한 것이라 계약 위반 사항이 아니며, 사전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맞서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12주 재실사를 고집한다면 협상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사 기간 단축을 포함한 타협안을 제안한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 산업은행 측은 인수 확정을 전제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제한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채권단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영구채 일부를 출자전환해 이자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이 협상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2조 이상 추가 필요
하지만 이정도 지원방안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예정대로 추진할지는 의문이다.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2조원 규모의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를 3천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HDC현산은 계약금으로 2천500만원을 지급한 상태다. 하지만 1분기 기준으로 아시아나의 부채는 13조2천억원, 자본은 2천1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무려 6천280%에 달한다. 자본잠식도 진행 중이다.

당초 예정된 2조원규모의 유상증자정도로는 부분자본잠식도 종식시킬 수 없다. 부채비율을 300%로 맞추기 위해선 총 4조이상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이유다.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이게 된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매각 무산에 대비해 8천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출자전환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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