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ㆍ창의성ㆍ숙련도ㆍ구조화 따른 AI대체 가능성 ‘사분면’ 눈길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과 일자리를 어느 정도, 얼마나 빨리 대체할 것인가. 이에 대해 직업별 ‘창의성’과 ‘사회성’, ‘숙련도’ 등 강도에 따른 사분면으로 그 정도를 측정한 사례도 있다.

수 년 전부터 인공지능학자나 전문가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한 일부 사분면 분류표는 그 정확성을 두고 논란도 일고 있지만, 현재 직업들의 가까운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기도 해 관심을 끈다. 

직업의 창의성이나 사회성에 따라 인공지능 대체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이론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개발한 홈 인공지능 비서 ‘클로이’, 사진=애플경제DB
직업의 창의성이나 사회성에 따라 인공지능 대체 정도가 크게 다르다는 이론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개발한 홈 인공지능 비서 ‘클로이’, 사진=애플경제DB

인지노동, 육체노동별로 구분
예를 들어 안내원, 사회복지사, 정신과 의사, PR디렉터 등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으로 분류되는 한편, 패스트푸드조리사, 트럭운전사 등은 금방이라도 대체할 수 있는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인공지능학자 리 카이푸에 따르면 크게 인지노동과 육체노동으로 나눠 인공지능 대체 가능성의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 인지노동의 경우 사회성, 업무환경의 구조화 정도, 창의성 정도 등을 기준으로 한다.

그 중 ‘Danger zone(위험지대)’는 몇 년 후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아주 높으며, ‘Human veneer’는 인간이 전면에 나서지만 AI가 많은 프로세스를 담당한다. ‘Slow Creep’(느린 잠식 영역)’의 경우는 AI기술 발전에 따라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영역이다. 

인간적 감성, 판단력 필요할수록 대체 어려워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는 사회적 수요가 특히 많은 안내원, 사회복지사, 그리고 사회적 수요와 함께 고도의 창의성이 요구되는 정신과 의사, PR디렉터 등이다.

이에 비해 인간이 필요한 인공지능 대체 분야(human veneer)는 웨딩플래너, 교사, 의사(일반개업의) 등이다. 웨딩플래너는 고객의 상황에 맞는 개별적이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위한 판단이 필요한 직업이고, 사회성도 높다. 그러므로 인공지능만으론 완벽한 서비스를 할 수 없고, 인간의 판단과 행위가 개입되어야 하는 직업이다. 

교사나 일반개업의도 마찬가지다. 일정 영역에서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사제지간’으로서의 인간관계나 교학적 역량 등이 필요한 교사는 필히 사람이 감당해야 할 직업이다. 일반개업의도 교사와 같은 인간적 몫이 필요한 직업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Slow Creep)중에서 컬럼니스트는 그나마 사회성이 있고 창의성도 상당히 요구되는 분야다. 즉 인공지능이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그래픽 디자이너, 법률이나 금융분석가는 사회성이 낮고 창의성도 적은 분야로서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데 그리 오랜 기간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비해 의료 연구자, 과학자, 예술가는 사회성은 낮지만, 고도의 창의성이나 전략이 필요하므로 역시 컬럼니스트처럼 인공지능이 대체하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한 분야다.

소비자대출심사인, 텔레마케터, 보험사정인은 AI가 더 효율적
인공지능이 쉽게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위험한 분야가 있다. 즉 고객서비스 직원, 방사선 전문의, 보험사정인, 소비자대출심사인, 텔레마케터, 초벌번역가 등이다.

그 중에서 그나마 고객서비스 직원, 방사선 전문의는 사회성이 있는 직업이어서 인공지능 대체가 조금은 더딜 수 있다. 보험사정인, 소비자대출심사인, 텔레마케터, 초벌번역가 등은 사회성이 낮은 직업이어서 인공지능으로 대체해도 무방한 직업이다.

특히 소비자대출심사인, 텔레마케터이나 보험사정인 등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면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최적화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직업이다. 즉 가장 손쉽고 빠르게 일자리가 없어지고,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분야다. 

노인요양사, 물리치료사는 AI대체 곤란
육체노동 직업들 중에서 노인요양사나 물리치료사는 사회성이 높은 직업이다. 그 중 노인요양사는 숙련된 대응능력이나 구조화되지 않은 임의로운 판단이 필요한 직업이어서 섣불리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다. 이에 비해 헤어 스타일리스트는 사회성은 그 보다 떨어지지만, 역시 고도의 숙련도와 창의적 기예가 필요한 직업이다.

케이터링 요리사나 고급호텔접수 담당자 혹은 호텔리어는 사회성이 높은 직업이다. 카페웨이터는 사회성이 그 보다 못하고 숙련도도 그다지 필요없다. 다만 바텐더는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어느 정도 숙련도가 필요하다. 이들 직업은 인공지능과 함께 사람이 함께 작업을 할 때 효율성이 높다.

운전사, 의류공장 근로자 등 ‘당장 대체 가능’
택시운전사나 주택건설․마감 작업부는 어느 정도의 사회성과 숙련도를 필요로 한다. 주택청소부나 배관공은 사회성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 고숙련도의 직업이다. 이들 직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분야다.

이에 비해 사회성도 낮고, 숙련도가 낮은 야간 경비나 보안요원은 좀 더 빨리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고, 항공우주정비사는 비록 사회성은 낮지만,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해 비교적 오랜 기간이 지나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단순계산직원이나 조립라인 조사담당자는 당장이라도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다. 사회성도 낮고 숙련도가 필요없는 직업이다. 또 패스트푸드조리사, 레스토랑 요리사, 의류공장 근로자, 설거지 담당자, 과일수확 인부, 트럭운전사 등도 멀지않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편 MS는 아시아 11개국을 중심으로 AI가 일자리와 직무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이 가운데 한국의 직무대체율은 26%로 나타났다. 고소득국가인 한국은 26%, 일본은 49%, 호주는 40%, 싱가포르는 26% 등이다. 반면에 저소득국가인 필리핀은 10%, 인도네시아는 12%, 베트남은 14%, 인도는 14%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런 자료를 토대로 최근 ‘일자리와 AI’ 관련 보고서를 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AI전략센터의 이경은 부연구위원AI는 “점차 복잡한 직무 영역까지 수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저숙련 내지 고숙련 노동의 구분에서 벗어나 해당 직무의 내용이 어떤 특수성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대체위험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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