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그룹 영상통화 면접, 박람회․전시회, 대출, 운동 등 ‘비대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체 신입사원도 영상면접을 통해 뽑고, 박람회나 전시회도 온라인으로 열리며, VR․AR을 이용한 비대면 쇼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문화가 기업문화와 레저, 금융, 쇼핑, 교육, 여가, 행사 등 일상생활 전반에 확산되며,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언택트’는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와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 ‘사람과의 접촉을 지양한다’라는 뜻이다. 대면이 아닌 비대면 업무 문화를 말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협업이 가능한 것이 비대면 업무의 특징이다.
비대면 그룹 면접 ‘인택트’ 면접도
최근 SK텔레콤은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면접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키로 했다. SK텔레콤은 대기업 신입사원 정기 채용 사례 중 처음으로 비대면 그룹 소통 방식인 ‘인:택트(Interactive Untact)’ 면접을 6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면접자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공정하게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하면서, 면접에 필요한 태블릿PC와 태블릿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다자간 상호 의견을 주고받는 그룹면접 방식의 ‘인터랙티브 언택트(Interactive Untact, 이하 인택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흔히 언택트 면접은 HD급 화질로 1:1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SKT가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은 Full HD급 화질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화상 면접 방식을 넘어 지원자들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한다. 면접자들에게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영상통화용 태블릿, 면접 자료용 태블릿, 거치대, 가이드북 등의 면접 용품들로 구성된 ‘인택트 면접 키트’를 면접자의 집 주소로 배송한다. 지원자들은 약 일주일 전에 면접 키트를 받아보고 면접 전에 접속 환경 등의 테스트를 2회 진행하게 된다.
원활한 면접 환경을 위해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환경에 따라 데이터 끊김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면접자에게 제공되는 태블릿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SIM 카드를 장착해 발송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행사, 모두 ‘온라인’으로
박람회나 전시회, 오프라인 매장 등도 모두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한 웨딩업계에선 최근 VR을 이용한 비대면 온라인 웨딩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이는 VR을 통해 전국 웨딩업체의 부스를 설치하고, 해당 업체의 오프라인 매장을 VR 투어 파노라마 영상으로 보여준다. 예비부부들이 현장감 있는 가상의 방문 경험을 미리 하도록 했고, 소비자들이 웨딩업체들 중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웨딩홀, 결혼식장, 연회장, 야외 결혼장소 등은 물론, 스드메, 예물, 한복, 맞춤 정장 등 모든 결혼 준비 과정의 물품과 업체들을 망라한다.
오는 10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컴퓨터 그래픽스 컨퍼런스인 ‘코리아 그래픽스(Korea Graphics) 2020’도 유사한 사례다. 이 행사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8회째인 이 행사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이후 변화되는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비대면 전시회를 마련했다. 국내 제조업계와 그래픽 기반의 건축 시각화 분야를 비롯해 VR/AR/MR, AI(인공지능) 그리고 3D 프린팅 업계를 아우르는 최신 그래픽 기술 동향과 신기술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도 “모빌리티를 비롯해 디지털 트윈, VR/AR, 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아이콘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제조, 건축에 특화된 시각화 부문의 기술 동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준비됐다”는게 주최측 설명이다.
언택트 비즈니스 맞춤형 인증 솔루션도
기존의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그룹웨어를 사용하던 기업들도 언택트 기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다. 비대면 업무에 특화된 메일, 전자결재, 메신저 기능을 포함하여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근태관리 기능, 온라인 공간에서의 실시간 업무 공유를 위한 협업 기능 등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최근 공인인증서가 폐기되면서 특히 언택트 인증 솔루션 개발 붐이 업계에서 일고 있다. 이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A사는 전형적인 비대면 간편인증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는 공인인증서의 대체인증 수단으로 주목받는 생체인증을 OTP와 결합해 편의성과 보안성을 높인 것이란 설명이다. 생체인증 솔루션은 특히 재택근무를 할 때 외부근무자가 회사 내부 망에 접속하는 경우에 대비 보안인증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카드업계에도 언택트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신한카드는 아예 카드 발급 신청부터 사용까지의 전 과정이 모두 모바일에 의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신청 후 즉시 모바일로 카드를 전송받아 신한페이판에 등록해 사용하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상품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에서 비대면 소비 중심의 경제로 변모하는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홈족’들과 ‘홈코노미 상권’에 특화한 것”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홈족’은 집에서 음식·문화·여가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하며 ‘홈코노미’는 온라인으로 많은 소비를 해결하는 행태를 말한다.
무인시스템, 모바일 영상으로 안방서 ‘운동’
‘코로나19’로 한때 크게 타격을 받은 곳이 헬스장, 혹은 피트니스 클럽이다. 최근엔 무인시스템을 도입한 헬스 프로그램이 등장, 이같은 침체 국면을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헬스클럽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 전용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개인별 모바일을 통해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헬스장 운동방법이나 홈트레이닝 운동 영상도 제공하며, 평소 적합한 운동방법도 지도해준다.
일부 헬스클럽은 24시간 회원 등록이 가능한 무인 결제시스템 키오스크를 도입하기도 한다. 이는 회원 등록 기간 설정과 부가서비스 추가 기능, 회원 관리 프로그램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헬스장의 무인화를 선도하고 있다.
금융계에선 이미 비대면 거래가 생활화되고 있다. 특히 기업 대출상품의 경우 언택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비대면 온라인 대출 시스템’을 구축한 금융기관들은 온라인 자금 신청 및 비대면 화상심사, 온라인 대출 약정, 상환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편·방문 접수 및 대면 심사의 불편함을 감소시키는 한편, 사회 전반에 비대면 생활 방식을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류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