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나쁘고 투자는 필요해
유통그룹 게열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매각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업체와 그룹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유통시장의 변화로 기존 유통그룹의 실적이 어려워진 때문이기도 하다.
신세계와 CJ의 매각설
먼저 신세계그룹이다. 지난 14일 일부 언론은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세계푸드 지분 55.47%를 매각해 업황 부진, 사업 투자로 부족해진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신세계푸드 매각으로 약 2500억~3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푸드 매각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신세계푸드는 14일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 주주인 이마트에 확인한 결과 현재 당사의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매각설에 이어서 CJ그룹에서도 브랜드 매각설이 터져나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를 매각하기 위해 다수의 사모펀드와 접촉했다는 보도였다. 이에 CJ그룹도 15일 공시를 통해 “뚜레쥬르를 매각 계획이 없다”면서 “해당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실적악화가 근본적인 원인
두 그룹 모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신세계푸드 매각설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마트의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뒤, 4분기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이마트는 올 2월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됐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511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스타필드, 이마트24 등 신사업 투자 확대로 차입부담도 크다. 계열사들의 실적도 부진하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도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해 인수했던 생수 계열사 제이원을 매각하고 적자 매장을 정리해 수익성 제고에 나섰지만 영업이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뚜레쥬르 매각설도 마찬가지다. CJ푸드빌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CJ푸드빌은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고강도 자구안을 발표하며 고정자산 매각, 신규투자 동결, 경영진 급여 반납 등의 내용을 공개했다. CJ푸드빌의 지난 2018년 매출은 1조 3716억을 기록했으나 투썸플레이스 매각 등의 여파로 2019년 8903억원으로 급감한 상태다.
구조조정은 계속 될듯
실적개선이 따르지 않을 경우, 계열사나 브랜드 매각에 대한 소문은 앞으로도 계속될듯하다. 이마트의 실적 개선을 위한 계열사 매각 카드는 없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신세계는 몇몇 사모펀드와 신세계푸드 매각을 논의했지만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스타필드와 이마트24 등에 대한 투자 확대로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하지만 대대적인 투자는 필요한 상황이다. 현금 창출력은 떨어진 반면, SSG닷컴 등은 지속적인 현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자회사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수 없다. 지난해 말 이마트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4조4995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CJ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CJ인재원 건물 매각, 가양동 부지 매각등 자산매각도 긴급하게 추진해야 했다.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2015년 4조9755억원에서 2018년 7조2679억원, 지난해 3분기 9조4000억원 수준까지 폭증한 바 있다. M&A는 물론 공장증설 등 시설투자로 인한 결과였다. 일단 공장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빚 상환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6조7565억원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끈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