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제 활성화 속, 로컬 유형 ‘데이터 마이닝’ 선호 증가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지나내 열린 ‘라이프 디 엣지 (Life The Edge)’ 행사 포스터이며,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지나내 열린 ‘라이프 디 엣지 (Life The Edge)’ 행사 포스터이며,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이른바 ‘데이터 경제’가 본격화될수록 중앙집중형 클라우드(공급자)와 분산된 로컬 센터의 엣지형 컴퓨팅 간의 자리다툼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경제 인프라가 성숙하면서 데이터 센터를 기점으로 한 클라우드 공급자에 맞서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로컬 유형의 데이터 분석․처리(마이닝)를 위한 엣지 클라우딩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전체 클라우드의 20%가 ‘엣지’
데이터 경제는 일단 데이터센터 등으로 일컬어지는 장소에 모든 데이터가 수집, 저장·처리되는 중앙집중형 모델과, 수집 장소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엣지형 모델이 주도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전세계 데이터의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이다. 그런 가운데 생성된 데이터의 목적지는 최초 생성된 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클라우드로 흘러가는게 대세다. 아직까지는 중앙집중형 클라우드(연산 시설 등)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클라우드 상에서 이루어지는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의 80%가 데이터센터와 중앙집중형 연산 시설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해 나머지 20%가 자동차, 가전제품, 제조 로봇 등과 연결된 스마트 기기나 사용자와 가까운 연산처리 시설에서 엣지 컴퓨팅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무렵이면 그 비중에 현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데이터 경제 ‘주도권’ 다툼의 일환
그러나 대규모 클라우드 공급자는 데이터 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앙집중형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게 분명하다. 이는 곧 데이터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것과 같다. 고객인 기업의 주요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자리잡게 되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클라우드 공급자들은 더욱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럴수록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중앙집중형 클라우드를 통해 마이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집중형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수반되며, 데이터를 중앙으로 보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등 문제가 많다. 
이로 인해 데이터가 생성되는 현장이기도 한 엣지가 변화한다. 중앙집중형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서버만이 아니라, 그 보다 규모가 작은 로컬 센터를 중심으로 강력해진 연결성을 구축하고, 데이터가 생성되는 곳과 더욱 가까운 위치에서 데이터 처리·분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엣지 중심의 데이터 마이닝 프로세스는 더욱 진화를 거듭할 수도 있다. 엣지에서의 마이닝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IoT 기기 또는 해당 기기 근처로 컴퓨팅 역량을 이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등장할 수 있다.

데이터 주권 차원으로 비화
중앙집중형 모델과 엣지 컴퓨팅의 이같은 자리 다툼은 국가 간의 ‘데이터 주권’ 문제로 확장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 저장·활용의 필수 인프라인 AI·클라우드가 확대되면서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실상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에 종속되거나 협력사로 전락할 우려가 날로 높다. 국제 컨설팅 기업인 IDC통계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아마존·MS 등의 한국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무려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클라우드 식민지’ 혹은 하청기업 신세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발맞춰 국내 클라우드을 육성하고,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구글에게 공간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는 등 데이터 국외 이전을 규제한 사례가 있다.
앞으로 IT를 비롯한 산업이 발달할수록 많은 양의 데이터가 발생될 것이며,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팅 장치에 데이터가 더욱 많이 저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클라우드 공급자들은 디지털화된 산업과 기업간(B2B)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소비자 플랫폼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란게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는 곧 중앙집중형 모델에 대한 엣지 컴퓨팅의 ‘반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국회에서 데이터 3법이 개정되면서 데이터 경제는 본격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있고, 기업들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낮다는게 관련 학계와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동형암호(homomorphic encryption)나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한 기술적 보호장치와 같이 제도적,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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