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클라우드 환경의 절대다수…‘단일 클라우드’ 리스크 예방, 데이터 관리 최적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 세계 기업의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를 채택함으로써 사실상 클라우드 환경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데이터 전문기업인 데노도 테크놀로지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53%가 가장 선호하는 클라우드 구축 방식으로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아키텍처를 꼽았다. 각국의 글로벌 기업 CEO와 IT 전문가 2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설정이 42%로 전체 클라우드 구축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체 기업의 53%가 채택
그 뒤를 이어 비로소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공개형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폐쇄형 클라우드)가 각각 18%와 17%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칫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업체에 종속될 수도 있고, 데이터 기밀 유지 등에서도 취약하다. 또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나 클라우드 이동 등도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클라우드의 한계 탓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게 ‘멀티클라우드’다. 멀티클라우드는 2곳 이상의 CSP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한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 앱(애플리케이션) 등이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AWS나 MS의 애저에서 모두 실행될 수 있다. 이때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합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멀티클라우드’다. 응답자들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멀티 클라우드가 특정 (클라우드) 판매업체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지출과 기술을 다양화하고 복원력을 확보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또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특장점에 따라 기능과 성능을 엄선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꼽혔다.
특정 클라우드 업체 종속 없고 관리․SW개발 용이
이러한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는 특정 업체에 대한 종속 없이 유연한 IT 환경을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동일한 설정을 복수의 클라우드 제공 업체로 이전하고, 클라우드 제공 업체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온프레미스 등 어떤 환경에서도 관리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기능을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이유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하나의 업체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만 썼을 때 닥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리스크를 보완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CSP(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제공하는 기능과 솔루션을 활용하면 데이터관리ㆍ분석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금전적ㆍ시간적 비용을 최적화하기에도 수월하다.
가트너 조사에서도 “80% 이상이 멀티클라우드”
실제로 이미 많은 기업들은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최근 가트너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 중인 628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80%에 달했다. 이미 멀티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멀티클라우드가 중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쫓아선 안 된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충고다. 각각의 기업과 서비스에 맞는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멀티클라우드 방식이 더 적합할지”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한 뒤에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데이터관리와 분석 시스템과 멀티클라우드 시대를 잘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데이터관리ㆍ분석의 효율성도 높여
예컨대, 두곳의 CSP로부터 퍼블릭 클라우드를 공급받을 경우 각각의 CSP마다 지원하는 클라우드 환경과 서비스가 다르다. 그 중에서도 사업모델에 가장 적합한 클라우드가 어떤 것인지 잘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이때 ‘데이터 통합전략’도 중요하다. 기업이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면 데이터가 분산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데이터관리ㆍ분석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분산된 데이터를 다시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된 이후의 데이터를 멀티클라우드에 통합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규모가 커지고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데이터를 통합하는 과정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가트너는 “‘동일한 클라우드 내’ ‘서로 다른 클라우드 간’ ‘클라우드와 기업 내 서버’ 등 데이터 통합 과정에서 고려하고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면서 “그 때문에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위상적 성질, 도형 및 공간을 변형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기하학 등 토폴로지를 마련해놓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정확한 관리도 중요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분명한 이해도 필수다. 기존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멀티클라우드와 관련한 시스템은 큰 차이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시스템 개선 계획 없이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한다면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곧 ‘멀티클라우드 환경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로 이어진다. 사실 이는 CSP의 제품 관리자나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제공업체(MSP)의 역할이다. 다만, 모든 기업이 동일한 CSP의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면 관리가 쉽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그 때문에 멀티클라우드를 운용하는 기업은 그 특수성을 파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멀티 환경 관리엔 HCI 솔루션이 최적
이처럼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환경 구축이 증가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 관리에 대한 고민들도 많아졌다.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 간 원활한 데이터 이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환경 관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솔루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CI는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보안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관리가 단순하고 편하며,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HCI는 신속하게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고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결성이 뛰어나 높은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한다.
컨테이너 기술도 급증
특히 이번 조사에선 컨테이너 기술 도입이 전년 대비 50% 늘어 클라우드의 확장성과 휴대성 확보를 위해 컨테이너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응답자의 약 80%가 일종의 컨테이너 배포를 활용하고 있었다. 데브옵스(DevOps. 개발과 운영 협업) 전문가들이 애플리케이션 생산을 위해 재현성과 배포 자동화 기능을 구현하는 컨테이너화를 계속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엔 도커(Doker)가 46%로 인기가 가장 높았고,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상승세가 확연한 쿠버네티스(Kubernetes)가 40%로 그 뒤를 이었다.
온프레미스도 여전히 활발하게 사용돼
전체 응답자의 4분의 3이 클라우드에서 일종의 워크로드를 실행하고 있다는 결과 또한 클라우드 채택의 성숙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초급·중급·고급 사용자 전반에서 클라우드 사용이 최소 10% 증가하며 클라우드 채택이 확대됐다. 클라우드 채택 기업의 90%가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약칭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를 서비스 공급업체로 택해 선발 주자인 두 클라우드가 지배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무조건 사내 데이터 센터 기반의 온프레미스(on-premise) 애플리케이션을 없애고 AWS나 애저, 또는 양쪽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최적의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구현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재설계할 것”이라고 답한 것도 이와 맞닿는 대목이다.
“진정한 멀티클라우드 시대 전개”
이처럼 클라우드를 넘어 이젠 멀티클라우드의 시대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데이터관리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에도 용이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멀티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는 이유다.
그래서 이번 조사를 실행한 데노도측은 “이미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세계는 도래했다.”면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존 IT 및 수많은 SaaS 애플리케이션이 혼합된, 사실상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홍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