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석·박사 청년 남성 연구원의 52%가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비수도권 비중 늘리고 장기재직 활성화 필요
중소기업의 청년 연구원 확보 시 병역특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중소기업연구원의 노민선 연구위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제도의 효과성 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중소기업 청년 남성 연구원의 52%가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병역지정업체로 선정된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3년간 복무하고 병역의무를 대체한다.
기업 R&D투자에서 대기업 집중도가 2008년 72.0%(2008) → 2018년 77.6%로 증가하고 있으며, 상위 5개사(32.8조원)가 전체 중소기업(15.4조원) 대비 2배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등 민간 R&D투자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R&D투자와 연구원 신규채용 등의 활동을 크게 축소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전문연구요원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복무하는 전문연구요원의 경제적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 전문연구요원의 활용은 다른 여건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중소기업 1개사당 매출액을 17억 7천만 원 높이는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생산유발효과가 3조 8,840억 원, 고용유발효과가 1만 5,011명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조 7,624억 원으로 2019년도 명목 GDP(1,913조 9,964억 원)의 0.092%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종별로는 SW개발공급·산업디자인, 전기·전자, 생명과학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연구원의 비수도권 비중은 전문연구요원(11.5%)이 일반 연구원(31.3%)에 비해 매우 낮다. 특히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의 비수도권 비중은 2015년 15.8% → 2019년 11.5%로 최근 5년간 4.3%포인트 감소했다.
중소기업 전문연구요원의 절반이 넘는 50.4%가 복무기간 만료 이전 또는 만료 당일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무기간 만료 후 1개월 이상 재직하는 비중은 33.3%에 불과하다. 전문연구요원제도와 유사한 대만의 연발체대역은 65.1%가 복무기간 만료 후 3개월 이상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민선 연구위원은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R&D혁신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비수도권 중소기업에서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를 전문연구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서 복무하는 전문연구요원의 상당수가 복무기간 만료 당일에 퇴사하는 것은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 만료를 군 제대와 비슷하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복무기간이 만료된 전문연구요원이 해당 중소기업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박사학위 과정 진학을 지원하고 전문연구요원 대상의 내일채움공제 상품을 신설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윤수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