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8백억 자금 마련

넥슨이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3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한다. 넥슨은 해당 자금의 용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넥슨, 4천억 자금조달

네오플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 대여를 공시하고, 넥슨코리아에 3820억1700만원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이자율은 4.6%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 거래를 통해 넥슨코리아의 총잔액은 5820억1700만원에 이른다. 넥슨과 네오플은 이번 거래 목적에 대해 ‘운영자금 및 투자재원’ 차원이라고 밝혔다. 단,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이번 자금 대여를 통해 대규모 투자나 인수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특별히 투자할 돈이 필요한게 아니라면 재원이 부족할 게 없을 넥슨코리아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9월에도 네오플로부터 4,000억 원을 빌린 바 있다. 앞서 넥슨코리아는 신주인수 방식으로 원더홀딩스에 35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었다. 취득 지분율은 11.1%다. 지난해 네오플로부터 4천억 원을 빌린 날과 원더홀딩스에 전략적 투자를 한 날이 9월 9일로 같다.

 

넥슨의 고민

사실 넥슨의 수입원은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2018년 매출 1조3056억원, 영업이익 1조215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리니지의 엔시소프트나 넷마블과는 달리 넥슨은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20%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던전앤파이터의 중국시장 매출 감소가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던전앤파이터는 넥슨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넥슨이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아크레조나, 다크어벤저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오는 5월 27일에는 메이플스토리2의 북미 및 일본 서비스를 종료 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2의 글로벌 서버는 서비스 시작 2년, 일본서버는 만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쓸쓸한 퇴장을 하게 된것이다.  넥슨이 종료한 게임서비스는 적지 않다. 서비스 종료된 게임으로는 마블배틀라인, 진삼국무쌍:언리쉬드, 아스텔리아, 런닝맨 히어로즈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게임이 출시 3년 이내 종료됐다. 특히 바블배틀라인, 아스텔리아, 스피릿위시는 출시 1년만에 종료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 사정도 그렇게 좋다고는 하기 어렵다. 2019년 넥슨이 서비스를 접은 게임은 8개였다는 것을 감안했을때 2020년이 4분의3이나 남은 시점에 벌써 6개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 것이다. 신규 게임을 개발하거나 새사업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있다.

 

선택과 집중

작년 말 넥슨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업 전략을 택했다.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넥슨은 개발 진행중이던 5개의 프로젝트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개발 중단이 결정된 프로젝트는 데브캣스튜디오의 '드래곤하운드'와 왓스튜디오의 '메이플 오딧세이'를 비롯해 미공개 신작 3종 등으로 알려졌다.

다만 넥슨은 올해 모바일과 PC, 콘솔 시장에 6개의 신규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 완전히 새로운 게임보다는 기존에 인기가 입증 된 게임을 중심으로 서비스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규 게임 개발투자도 가능하지만 새사업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을 것이다.

NXC는 지난 수년 간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임파시블 푸드(Impossible Food)와 비욘드 미트(Beyond Meat), 승차공유(ride-hailing) 서비스 리프트(Lyft)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여유자금으로 다시 원더홀딩스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7월 원더홀딩스는 자회사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앞세워 웅진북센을 인수하려 했다. 당시 웅진그룹은 경영권 지분 73% 희망가격을 1천억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누적결손금이 4천억 원이 넘어 북센을 인수하기엔 부담일 수 있었다. 이후 웅진그룹의 북센 매각은 조용해졌다.

 

핀테크에도 관심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최근 핀테크 사업에 진출했다. 핀테크 사업은 적지않은 IT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최근 투자·금융거래 플랫폼 업체 '아퀴스'를 새로 설립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자회사로 새롭게 설립됐다. NXC는 온라인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투자 전략 정보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다고 3월 30일 발표했다.

아퀴스는 모바일 메신저처럼 대화하는 방식에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요소를 추가한 투자 서비스를 내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중 글로벌 시장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관리의 문턱을 낮춰 전문 용어의 생소함, 거래과정에서 오는 번거로움 등을 없앤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다. 넥슨은 이미 디지털자산 분야에 지속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전에도 김정주 대표는 가상자산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7년 9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시작으로 2018년 10월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까지 인수했다. 2018년 말에는 미국의 가상자산 중개회사 '타고미'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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