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전문 지식, 전략적 판단과 능력, 통합적 AI운영능력 등 필요

사진은 조명기술에 초보적인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는 색온도를 조절하는 기술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되진 않음.
사진은 조명기술에 초보적인 인공지능 기능을 접목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는 색온도를 조절하는 기술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되진 않음.

디지털 기술이 발달로 IT 관련 일자리도 크게 위협받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많다. 그러나 IT일자리를 디지털 기술이 대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왕의 IT기술에 의한 업무나 기능을 크게 증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이는 특히 미국 실리콘 밸리의 컨설팅 업계에서 많이 나오고 있어, 국내 IT업계로서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즉 자동화로 인해 IT일자리가 없어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역할이 나타나 없어진 그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AI로 인해 현재의 IT 기술에 의한 일자리에 변화를 가져오고,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IT일자리 없어지기보단, ‘강화’될 수도
이들 컨설팅 전문가들에 의하면 단순히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동일한 목표가치를 위해 기존 일자리를 통해 작동했던 기능이나 성능이 대폭 강화된다. AI로 인해 금융, 투자 위험 분석, 검증, 진단 등 종전 일자리에 의해 수행되었던 업무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 예를 들어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산업에선 단순한 공급 기능뿐 아니라, AI를 사용해 날씨가 에너지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다. 보험 회사는 보험료를 정확히 산정하고, 보험료를 청구해온 고객에 대응하는데 AI를 활용한다.
흔히 전문가들은 데이터 센터나 데이터 베이스 관리자 등의 IT기술자들이 AI 등으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와 달리 AI를 활용해 데이터 센터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이에 걸맞은 일자리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SW와 HW통합 등 ‘사람’의 역할도 필요
이런 측면에선 특히 새로운 일자리가 가장 많이 창출될 분야 중 하나는 로봇이나 자율 자동차 같은 하드웨어에 AI를 탑재하게 되는 분야다. 이때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사람’의 역할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것은 매우 복잡해서, 그 과정 전체를 AI가 해낼 수 없다는 의견이다. 물론 AI를 사용해 소프트웨어 일부를 구동할 수는 있어도, 복잡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구성하기 위해선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즉 통합과 모델링, 테스트는 사람이 처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분야 전문가들은 AI 기반 자동화로 인해 특정한 종전 IT일자리가 없어지긴 하지만, 한켠에선 데이터 과학자, AI Ops 아키텍트, 자동화 경로 설계자 같은 새로운 역할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종래 IT기술보다 더 사람의 역할이 강조되고, 현대적인 IT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는 (인간의) 역량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최고 AI책임자 등 새로운 IT일자리 등장
그렇다면 어떤 ‘전통적인’ IT일자리 대신 어떤 직업이 새로 등장할 것인가. 국내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컨설팅 업계에선 AI로 인해 현재는 미처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일자리가 수없이 등장할 것으로 낙관하기도 한다.
우선 AI에 기반한 시스템을 걸맞은 비즈니스 역량을 갖추고, 전문적인 분석 능력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와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 과정에서 특히 헤드헌팅 업계에선 최고 AI 책임자, 최고 데이터 책임자 같은 직책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데이터 관련 경험과 경력이 풍부하고,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직능적 지식, 제도적 지식과 통합해 활용할 수 있는 책임자급 인력들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넘칠 것으로 본다.
그중 ‘데이터 과학자’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유망주로 꼽힌다. 현재 금융과 산업에서 비즈니스 애널리스트가 대접을 받는 것과는 또 다르게, 학력이나 학위 등과는 무관하게 그저 데이터를 훌륭하게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인재가 그들이다.

로봇 ‘돌보미’, AI 윤리 책임자
‘AI 보증 전문가’ 같은 일자리도 예상되고 있다. 이는 복잡한 머신러닝 모델에서 자칫 편향된 결론을 도출해낼 것으로 판단되는 알고리즘을 탐지해내는 ‘마스터 코드’를 일컫는다. 또 AI의 윤리성이 사회적으로 문제될 것이 분명해지면서,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AI윤리 책임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직장 내 AI와 머신러닝이 윤리 도덕에 미치는 영향을 감독하는 일이 그의 소관 업무다.
로봇 ‘돌보미’도 생길 것으로 본다. 흔히 로봇에게 자신의 일을 빼앗길까 걱정하는 IT종사자가 많다. 그럴수록 기술력을 다각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로봇을 망라한 모든 자동화를 관리, 통제, 감동하는 엔지니어가 될 수도 있다. 즉 협소한 전문영역만 고집할게 아니라, 웹 서버부터 미들웨어, 운영체제, 가상머신 계층까지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게 중요하다. 이런 다각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은 어떤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환영받을 수 밖에 없다는게 컨설팅 전문가들의 견해다.

인간만의 고도의 판단력․사회성 등도 중요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쉽게 자동화할 수 없는 일자리가 많이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즉 AI가 쉽게 뺏을 수 없는 고도의 판단력과 사회성, 단순히 자동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많을 것이란 얘기다. 예를 들어 한 IT기술 관련  부서가 있을 경우, 이 부서가 계속 생존하기 위해 AI 시스템 구축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 즉 AI분야의 여러 솔루션에 대한 전문 지식과 전문가, 이에 관한 전략적 판단과 능력, AI 서비스를 운영에 통합시키는 능력 등이 그런 것들이다. 즉 AI 전문가가 되기보단, AI 솔루션에 정통해짐으로서 더 나은 일자리를 고수하고, 새로운 전문가도 변신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방법은 몰라도, 회사를 위해 필요한 도구를 고르는 방법은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이는 아직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하는 일이 ‘일반적이고 평범할’수록 AI에 의해 대체될 확률이 높아진다. 회사의 수익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개발하는 것이 ‘고용 안정’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는 헤드헌팅 및 컨설팅 전문가들의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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