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빅데이터 등…개인 데이터 수집·분석, 사용자 편의성 높여야

2020년도의 디지털 기술과 시장에 대한 수많은 전망과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이나 연구기관마다 각기 다양한 전망을 내놓곤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진단하고 있는 키워드는 이른바 ‘사용자 경험’이다. 또 중국의 추격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의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선 나름의 혁신전략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EX)이 강화될 전망이다. 개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즉, 성별, 나이, 금융거래 내역 등 전통적 개인정보는 물론, 마우스, 스마트폰 터치 패턴 등 가용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자상거래, SNS 플랫폼, 제품에 이르기까지 개별 사용자를 위한 최적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와 제품 간의 친화성’ 도모
사용자 경험은 또한 ‘소비자와 제품 간 친화성’으로 연결된다. 개인정보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넘어 생활가전, 모빌리티, 사물 인터넷 영역으로 소비자와 제품 간 친화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실제로 LG전자 등은 지난 CES2020에서도 소비자의 사용자경험 축적을 통해 스스로 학습·진화하는 제품을 다량 출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과 제품·서비스 융복합화 전략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개인 맞춤형 케어로봇 등에서 보듯, 사용자의 행동 및 공간을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AI와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선보였다. 또 이종(異種) 기업 간 협업과 제휴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시화했다. 5G 및 AI 기술 기반의 전자·플랫폼 기업인 삼성전자가 본업의 경계를 넘어 모빌리티 등 융합 비즈니스 영역에 대거 진출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솔루션을 기획하고, 이를 미래 먹거리 사업의 30%까지 이르게 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도심 항공 교통사업 진입을 위해 우버와 제휴하고 있으며, 자율 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Aptiv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 ‘사용자 경험’ 적극 활용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도 이같은 사용자 경험 위주의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소니(Sony)는 이미지 센서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한 완성차 프로토 타입인 비전S를 공개하였다. 퀄컴은 5G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시스템과,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 자동차-도로 간 통신망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마존은 역시 사용자 경험을 활용한 로보택시, 클라우드 시뮬레이션, 모빌리티 엣지 컴퓨팅, 커넥티드 차량 솔루션 등 AWS를 활용한 자율주행 솔루션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 델을 출시했다. 
특히 완성차 기업은 항공 및 스마트시티 등 기존 주력산업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 미래 사업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요타는 사람, 건물, 자동차가 상호 연결되는 AI와 IoT 기반 스마트시티 개념인 ‘우븐시티(Woven City)’를 공개하는 한편, 미국 에어택시 스타트업 조비에비에이션에 3억 9,400만 달러를 출자하는 등 기존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로 사업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사용자 경험을 공유한 기업 간 협업 및 전략적 제휴도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다.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도요타, 덴소, 소프트뱅크 등과 자율주행차 기업을 별도로 설립, 기술개발 및 상용화 비용을 공유하고 있다. 중국의 디디추싱 역시 엔비디아와 자율주행기술 적용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고, 다임러는 경쟁사인 BMW와 자율주행 기술개발 및 차량공유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 종속 탈피도 과제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이같은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에 주력하되,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나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 등의 거대 글로벌 기업에게 기술적으로 종속된 현상을 속히 탈피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중국보다 경쟁우위를 보이는 영역 대부분은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조달과 생산활동이다. 그 과정의 핵심기업이 차세대 제품에 대한 국내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핵심 인력공급 체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반면에 우리가 취약한 부문으로 평가되는 소재·부품·장비는 조달다양성 및 기술역량 등을 고려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술과 품목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요기업과의 연계가 중요한 소재, 부품, 장비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 수요기업이 국내 소재·부품·장비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협력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용자 경험 토대, 수평․수직 기업 간 협업 중요
결국 사용자 경험과 이를 위한 수평적·수직적 기업 간의 협업 등이 국내 디지털 기술과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은 구글, 아마존, MS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전략적 제휴나,  적극적 M&A 등을 하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그들 해외 플랫폼에 대한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아직은 국내에서 제조 대기업과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 간 협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 간 협업 사업에 대한 금융 및 조세지원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혁신기술을 보유하였으나 양산기술 미확보, 판로개척, 마케팅 미흡 등으로 장기간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죽음의 계곡’ 단계의 중소 스타트업 기업에 대하여 효과적인 R&D, 금 및 판로 지원 정책 등도 강조되고 있다.

김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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