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가치’ 없는 광범위한 데이터까지 섭렵, ‘디지털 전환의 필수조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디지털 혁명의 승자가 되기 위해선 IT기술보다 차원 높은 데이터 기술(data technology, DT) 부문에서 앞서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년 전부터 IT보다 더욱 광범위한, 무차별적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DT기술과 이에 근거한 DT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쉽게 말해 데이터기술(DT)은 디지털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하여 통찰력을 제시하는 기술이다. 이는 최근 GDP의 상당 부분, 혹은 GDP-B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크게 H/W, S/W, 지원 시스템에 걸쳐 빠르게 발전, 진화하고 있는 DT기술과 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DT는 4차산업혁명의 실행방식
IT기술은 4차산업혁명의 발판을 다지는 3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DT는 그 자체가 4차산업혁명의 수단이자 실행방식이다.
DT 기술은 디지털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IT 기술과 유사하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함으로써 데이터의 수집 범위가 사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IT 기술 과 구분된다. 또 DT기술은 데이터가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IT기술과 다르다. IT기술이 대상이 되는 디지털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사람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DT는 다르다. 어떤 정보든 디지털의 형식을 갖춘 것이면, 모든 데이터가 분석 대상이 된다. 그 과정에서 빅데이터 분석방법과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기계학습, 딥러닝 방식이 활용된다.
DT기술은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 기술 등이 핵심이다. 데이터 수집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저장을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을 위한 딥 러닝과 기계 학습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DT 기술에선 그 핵심이 되는 IoT를 지원하기 위해선 센서, 기계학습 지원을 위한 AI 반도체가 중요한 만큼, 이들 분야 기술과 제품 수준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DT 산업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역시 IoT 산업이다. 이미 IoT를 활용한 제품, 공정, 비즈니스 모델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도 마케팅과 물류 부문에서 활발하게 도입, 활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기술적 애로 등으로 인해 산업화에 이르지는 못한다.

클라우드 업계 치열한 경쟁 통해 빠르게 발전
특히 DT기술은 최근 퍼블릭 클라우드, 멀티 클라우드 등을 통해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품질을 둔 서비스 업체들은 나날이 차별화된 DT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한편, 경쟁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IoT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을 촉진하고 DT 기술 전반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선 구글과 아마존, MS 등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중심 DT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들 클라우드 선두기업들 간의 첨예한 경쟁으로 인해 DT 기술의 발전과 확산은 크게 앞당겨지고 있다.
이들 거대기업들의 경쟁은 자연스레 품질 고도화와 고객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DT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작은 기업들이 아마존, MS, 구글 세 기업의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이들 고객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업의 서비스를 비교 평가하고 가장 유리한 조건의 기업에 더 많은 서비스를 요청하곤 한다. 클라우드 빅3 기업들은 당연히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하여 기술력 제고와 서비스 향상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클라우드 경쟁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IoT와 AI의 융합과 기술발전의 가속화다.  클라우드 기업들은 고객들의 IoT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서 AI 기술의 융합에도 매진한다. 특히 구글은 이미 2년 여 전부터 이를 위한 AI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AI 접근성,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DT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술이 한층 고도화되고, 산업 현장에서 AI 활용도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도 클라우드, IoT, AI 활용한 DT산업 구축 중
국내에서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DT산업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발표한 2017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사업체는 총 700개사이며, 그중 중견기업 이상은 55개사, 중소기업은 645개다. 그 중 서비스 유형분포를 살펴보면, Iaas 16개사, PaaS 1개사, Saas 16개사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2017년 총 매출액은 1조5천억원이며, 중견기업 이상의 매출이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아직 클라우드와 IoT, AI 등을 보편화한 DT산업의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대기업들도 국내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스타트업 기업들은 멀티 클라우드 전략 등을 통해 나름대로 DT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생태계 구축은 진정한 4차산업혁명의 시작이라고 할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그 핵심적 변수가 DT기술의 완성도”라는게 관련 전문가들의 얘기다.

류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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