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지분늘리고, 국민연금은 직접 의결권 행사

 

대한항공의 경영권 향배를 결정할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격화되고 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은 40%를 넘었다.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의결권 직접 행사하기로

한진칼은 국민연금의 보유주식 분이 전액 위탁 운용 중인 기업이다. 위탁운용사에 보유주식 분에 따른 의결권 행사를 위임한 상태였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자본시장법령에 따른 국민연금의 주식보유목적 상 현재 한진칼이 경영 참여로 공시된 점을 고려해 위탁운용사에 위임된 의결권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안 분석 등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쳐 주총안건에 대한 찬반 등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한진가()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진영의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 수탁자책임전문위가 찬반을 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보유 지분이 작년 말 기준 11.36%에서 2월 말 기준 11.09%로 지분이 줄었다고 공시했다.

 

지분늘리고 격돌 준비하는 조회장측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대주주로 한진그룹 지주사다. 한진칼 주주총회는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와 조 전 부사장이 결성한 '반 조원태 연합군'의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격화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지난 31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 등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지를 분명히한 것이다.

이에 맞서 조원태회장도 우호지분을 늘리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지분율 2.98%에 해당하는 1761074주를 장내 매수로 추가 취득해 한진칼 지분율이 13.98%로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보고일의 지분율은 11%였다. 앞서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에도 지분 1%를 추가 취득하는 등 최근 한진칼 주식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델타의 지분을 합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의 지분(22.45%), 델타항공(13.98%), 카카오(2%), 사우회(3.8%) 등을 합친 42.23%로 추정된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68%), 반도건설 계열사(13.3%) 등을 더해 37.63%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양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 측 33.45%, 3자 연합 31.98%.

 

여론전도 치열해져

양측의 지분격차가 미세한만큼 34%에 달하는 기관ㆍ소액주주의 표심을 누가 얼마나 얻을 지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양측의 여론전ㆍ신경전도 점차 거세지는 형국이다. 한진칼은 오는 7일부터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한 전() 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활동을 벌인다고 공시했다. 정기주주총회(27)20여일 앞두고서다. 주주연합의 일원인 사모펀드 KCGI도 최근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임장 대리전이다. 대한항공 노동조합도 위임장 확보전에 나서며 조 회장측을 지지하고 있다.

국내ㆍ외 의결권 자문사를 대상으로 한 여론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적지 않은 의결권자문사들은 고()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직 연임안에 대해 반대권고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주총에서 고 조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했다. 한편 한진칼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사내ㆍ외 후보를 주총에서 선임키로 했다. 사내이사엔 재무통으로 꼽히는 하은용 대한항공ㆍ한진칼 부사장이 선임됐으며, 사외이사 후보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이 추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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