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Tip(3-2)
많은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할 분산형 원장 기술이 앞으로 적어도 10년 안에 세계 산업 전반을 지배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이는 탈 중앙집중관리를 도모하는 분산형 원장과 모든 노드의 검증과 동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투명하고 정확한 거래가 기대된다. 특히 IoT나 AI와 결합되면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모델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데이터 및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며 시장 권력의 중앙 집중화를 방지할 수 있다. 은행 및 투자 서비스 산업에서는 이미 블록체인을 통해 오랜 운영 및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다.
미국, 선도적으로 블록체인 도입
미국의 경우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각종 투자기관의 약 1/5 가량이 일정 형태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거나 1년 안에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체 CIO 중 2/3는 향후 3년 안에 일정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제조, 정부, 전문서비스, 은행, 에너지/유틸리티, 교육, 보험, 소매, 의료, 운송, 통신, 미디어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실제로 활용하거나, 활용할 예정이다.
블록체인은 추적 서비스, 위조 방지, 재고 관리, 감사 등 제품 품질이나 식품 안전성을 높이는데 매우 유용하다. 또 유통기업들은 포인트 카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화폐, 재화, 서비스 등과 교환할 수 있는 비트코인 등의 디지털 화폐를 제공할 수도 있다.
최적의 블록체인 경영체제, 기준이 필요
이와 관련해 IBM이 2020년도에 블록체인에 의해 달라진 산업재편 양상에 관해 조사, 분석한 결과는 참고해볼 만하다.
IBM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의 41%가 블록체인을 도입하거나, 실행 가능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때 파트너 기업들과 호환이 가능한 체계적 경영 및 운영 기준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그러나 2020년에는 기업들이 의사결정, 승인 체계, 결제 방식 등에서 블록체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새롭고 효율적인 경영 모델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모델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표준화하고, 더 많은 새롭고 강력한 데이터 세트를 수집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의 2/3는 향후 3년 안에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확장된 개념의 경영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록체인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조직의 블록체인 간 협업도 필수적이다. IBM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도입한 기업들 대부분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가입에 중요한 요소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들 간의 상호 연결성과 상호 운용성을 지원하는 운영방식과 표준”을 꼽았다.
사물인터넷, 5G, AI 등 최신 기술과의 접목도 블록체인에 의한 산업재편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많은 기업들은 블록체인이 활성화될 경우, 블록체인 기반 마켓 플레이스에서 교환되는 자산을 ‘토큰’(Token)으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토큰이나 디지털 화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최근 자본시장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자산과 증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하고, 이를 거래 및 교환함으로써 자본 시장의 효율성, 보안성, 생산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토큰과 디지털 통화의 생성, 처리, 거래 및 결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이나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신뢰성 높이고, 기존 알고리즘 강화
블록체인은 수백만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수집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는 기존 알고리즘을 한층 강화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식별해서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이 사물인터넷(IoT), 5G, AI, 엣지컴퓨팅 등 최신 기술과 접목돼 광범위한 데이터 마이닝, 멀티 클라우딩 등과 병행할 경우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더욱 큰 시너지를 제공할 전망이다.
다만 이 경우 데이터의 신뢰와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IBM조사에서도 블록체인을 도입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입하기 위한 중요 요소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의 데이터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을 꼽았다. 하지만, 데이터의 수집 및 이동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진 오늘날 모든 데이터의 안전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의 실수나 해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블록체인 업계는 악성 데이터 소스 또는 부정확한 데이터 소스에서 전송되는 데이터를 차단하기 위해, 크립토앵커(crypto-anchor)나,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비컨(beacons)’ 등의 검증 도구를 활용해 데이터 안전성을 높여가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신뢰성을 높이며 데이터 입력 과정에서 실수나 범죄에 의해 빚어지는 사고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블록체인 도입의 ‘걸림돌’ 해결도 과제
물론 블록체인의 보편화와, 이로 인한 산업 구도의 재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국경을 초월한 무료 결제부터 공급망 추적까지 실제로 모든 국제 및 거래 네트워크로 기능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기술적으로 확장 가능한 블록체인, 스마트계약 기술의 발전, 트랜잭션 위험 확인, 데이터 기밀성, 효율적인 동의 알고리즘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지난해 미국의 IT전문 리서치 ‘가트너’가 CI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 세계의 기업 중 평균 약 3.3%만이 실제로 블록체인을 생산 환경에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직의 디지털 혁신이 미진하고, 명확한 블록체인 운영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게 가장 큰 이유다.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생산 현장에서 제대로 효율성을 기하려면 표준을 비롯, 규제 체계, 조직 구조 등 기술 외적 문제가 두루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선 완전한 블록체인 생태계에 적합한 기반을 먼저 구축하는게 급선무다. 자산의 토큰화와 분산화가 실행되어야 블록체인으로 인한 산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류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