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활용 극대화, ‘엔드포인트로서 엣지 AI의 컴퓨팅 혁신’ 중요
향후 5~10년에 걸쳐 IT기술을 무기로 한 세계 디지털시장에선 AI칩, 특히 엣지 AI칩의 기술력에 의해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앞으로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데이터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웹브라우저 단계, 즉 엔드포인트로서 엣지에서의 AI에 의한 컴퓨팅 혁신이 중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이나 관련 연구기관 등은 IT기술에 의한 연결성 부문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엣지 AI칩의 고도화가 경쟁력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기술, 미디어, 통신 산업의 매출 대부분이 스마트폰, 컴퓨터, TV,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 등 ‘5대 주요 디바이스’를 통해 창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웹브라우저 단계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는 엣지 AI칩은 인간의 뇌와 유사한 수준의 인공지능을 가능하게 한다.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뇌처럼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고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해 수천 개의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단계인 ‘트레이닝’을 넘어선다. 데이터 연산의 결과를 분석하고 재해석함으로써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하는 ‘추론’ 단계에 이르게 한다. 아직 세계적으로 인텔이나 구글 정도가 이 단계에 도전하고 있으나, 아직 개발 과정에 있다.
산업계 전반으로 대중화
이런 엣지 AI칩은 향후 5년 안팎에 산업계 전반에 확산, 대중화가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이는 광범위한 소비자들에게 AI가 필수품으로 확산될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드론 군체, 무인 항공기, 정밀 제조 등에 폭넓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산업의 차원이 크게 달라지면서 본격적인 4차산업혁명의 가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 밸리의 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 전 세계적으로 7억 5천만 개 이상의 엣지 AI 칩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엣지 AI 칩을 탑재하면, 안면인식, 음성 기반 상호작용과 거래가 오프라인 모드에서도 가능해진다. 호주에서는 2020년에 판매될 스마트폰의 66% 이상에 엣지 AI 칩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에는 단 20%에 그쳤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최근 ‘인텔’의 할발한 움직임에 주목
이 분야에선 구글이나 애플도 주력하고 있지만, IT생태계에서 비교적 약세를 보였던 인텔의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인텔은 웹브라우저 엣지 단계에서의 AI활용 추세에 대비, 데이터센터나 엔드포인트에 특화된 제품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처리된 데이터의 절반 가량은 엣지 단계에서 분석, 활용되고 있고, 2023년에는 그 비중이 현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 뿐 아니다. 구글, 애플, IBM 이외에 스타트업 차원에서도 이에 주력하는 사례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엣지 AI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네스 클라우드, 공공 인프라 등에에서 엣지 AI칩의 쓰임새는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등의 메모리 분야 반도체를 뛰어넘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스타트업 기업에 의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이런 움직임은 그 범위를 확장하면서 스마트시티, 금융서비스, 전통 제조업의 스마트화, 게임, 자율주행 등 교통체계의 혁신, 홈조명과 건축, 로봇산업, 드론 등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분야에서 누가 더 최적의 AI플랫폼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 구축의 무기
글로벌 IT기업들은 AI기술이 선택 아닌 필수인 시점에서, 엣지 단계에서의 컴퓨팅 혁신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플랫폼 솔루션을 구축, 공급하는데 심혈을 쏟고 있다. 이같은 엣지 AI솔루션은 기술로 어떻게 새로운 활용 사례를 만들어내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지의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도 또한 중요하다. AI생태계와 자신들의 플랫폼을 원활하게 연계해서 AI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특히 엣지 단계에서의 AI 혹은 AI칩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AI칩으로 성공하려면 효용성과 범용성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정 앱(응용프로그램)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가격은 낮출 수 있지만 범용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다양한 앱에 적용할 수 있는 칩은 비쌀 수밖에 없다.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범용성을 갖춘 칩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5G의 전 세계적 상용화, 연결성 극대화를 견인
이같은 엣지 AI칩의 대중화는 자연스럽게 5G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는 시대를 연다. AI칩의 효용성을 극대화할수록 기업들은 사물 인터넷, 원격 운영 및 자율 주행차와 같은 최첨단 기술과 함께 또 다른 미지의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프라이빗 5G 네트워크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기술은 날로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인근 유사 영역으로 기술 발전이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광고, 앱 및 차세대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술을 위한 플랫폼이 그런 경우다. 스마트폰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시장이 급증하고, 앱, 모바일 광고, 하드웨어와 웨어러블 액세서리가 멀티플라이어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이와 맥이 닿는 대목이다. 결국 첨단의 ‘연결성’(Connectivity)이 향후 기술경쟁의 승부를 가리는 요인이 될 것이며, 그 핵심에는 엣지 AI칩의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