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도 바뀌어야 정착가능

서울시 중구 을지로입구에 있는 SK텔레콤 본사 사옥(T타워)에서 근무하는 A씨가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1차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T타워 폐쇄와 함께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이미 25일부터 불가피한 인력을 빼고 재택근무제를 시행 중이어서 직원의 20% 정도만 출근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원래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지만, 이번 사태로 재택근무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솔루션에 대한 관심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솔루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이었다.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모바일 등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하지만 재택근무·원격업무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다.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인 알서포트는 사무실 업무용 PC를 원격 접속하는 원격제어 솔루션과 영상회의 솔루션 등 재택·원격근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주부터 알서포트의 솔루션 도입 문의가 폭증했다. 기업과 공공의 도입 문의와 설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알서포트는 지난달 말부터 화상회의 시스템 '리모트미팅'과 원격 제어시스템 '리모트뷰'를 석달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고, 기업·공공기관·학교·학원 등에서 제품 사용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알서포트에 따르면 제품을 도입하고도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던 고객 가운데 절반이 지난주부터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알서포트 솔루션을 이용해 원격 회의를 진행한 비율은 1월 말 대비 85.5% 증가했다. 4명 이상 참여하는 회의 건수도 108.6% 증가하는 등 대면 회의 대신 원격 회의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었다.

알서포트는 폭증하는 원격회의 수요에 대비해 클라우드 서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서버 등 각종 IT자원을 두 배 이상 늘렸다. 협업 관리 도구 '플로우'를 제공하는 마드라스체크 역시 대구, 경북 등 코로나19 여파가 큰 지역에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재택근무 도입률은 2016년 기준으로 3.0%에 불과하다. 미국(38.0%), 일본(11.5%) 등 비슷한 IT 인프라 수준을 갖춘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가능

하지만 아직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는 많지 않다. 근본적으로 사내 PC가 아닌, 개인PC로는 원격으로 업무를 할 수 없는 환경을 가진 회사가 많다. 대부분 기업들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근무 환경으로 재택근무에 필요한 IT환경과 조직 문화가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경우 재택근무를 한다면서도 상당수 직원들이 회사 근처에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공기관은 재택근무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모든 업무가 기관 인터넷 망으로만 처리되기 때문이다.

개인 컴퓨터는 보안 시스템에 의해 접근이 제한된다.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에는 정보기술(IT)이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워크스페이스(업무공간)와 인터넷 기반 업무 프로그램 등 기술적 기반이 있기에 가능하다. 개인 컴퓨터로 회사 클라우드에 접속만 하면 기기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원할히 이루어지는 곳은 역시 정보기술 업체들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 직원 원격근무체제로 전환했다. IT 기반의 원격근무 환경이 이미 갖춰져 있어, 전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에도 이미 재택근무가 보편화 돼 있어, 코로나19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화상회의 솔루션을 비롯한 기업용 비대면 협업 IT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문화가 바뀌는 것도 필요하다. 자유로운 사내 문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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