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속에 신작 쏟아낸다
게임사, 실속없는 성장
국내 상장 게임사 9곳 가운데 7곳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영업적자를 낼 정도로 부진을 겪었다. 엔씨소프트와 컴투스, 웹젠, 위메이드 등 4개사는 매출이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9개 게임사의 지난해 매출은 9조4677억 원으로 전년도 8조8757억 원에 비해 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36억 원에서 2조970억 원으로 6.2%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웹젠(대표 김태영)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웹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18억 원으로 전년 689억 원 대비 24.8% 줄었다. 매출도 2189억 원에서 1751억 원으로 19.6% 감소했다. 웹젠의 부진에는 로열티 수익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웹젠은 지난해 기존 국내 게임들의 매출 감소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변수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대표 권영식)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90억 원으로 전년 6149억 원 대비 22.1% 줄었다. 매출도 1조7012억 원을 기록해 같은기간 1조7151억 원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리니지2M이 4분기에 출시된 탓에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에 리니지2M과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수익이 분산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넷마블은 신작 가뭄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넷마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억 원으로 전년 2417억 원 대비 16.5% 줄었다. 다만 매출은 2조1755억 원으로 전년 2조213억 원 대비 7.6% 늘었다.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개선엔 어려움을 겪었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5389억 원으로 전년 4048억 원 대비 33.1%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38억 원으로 전년 1681억 원 대비 8.5% 감소했다. 컴투스의 분위기도 좋지 못하다. ‘서머너즈워’가 지난해 국가대표 e스포츠 게임으로 선정되는 등 많은 호재가 있었지만 이를 받쳐줄 신작들의 힘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컴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70억 원으로 전년 1466억 원 대비 13.4% 줄었다. 매출은 4818억 원에서 4696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게임빌과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지난해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게임빌은 지난해 1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위메이드도 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넥슨은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V4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수익성 개선과 함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넥슨의 한국지역 모바일 게임 매출은 2605억 원으로 2018년 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4분기 한국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8%, 전 분기 대비 97% 증가한 932억 원을 기록했다.
게임사들의 돌파구 찾기
지난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한 중견게임사들은 올해 신작과 IP 관련 사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신작을 앞세우고 있는 곳은 컴투스, 웹젠, 위메이드,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이다. 우선 컴투스는 올해 서머너즈워 IP 기반 신작인 '서머너즈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히어로즈워 타임어택' 등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은 원작 이야기의 이전 시점인 백년전쟁 시대를 배경한다. 원작과 다른 차별화된 전략의 재매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MMORPG 장르인 서머너즈워 : 크로니클 역시 원작 이전의 시대가 배경이며, 원작 핵심 콘텐츠로 꼽히는 소환수를 활용한 전투 방식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은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실시간 전투와 전략 재미 등을 담은 턴제 RPG 장르다.
웹젠은 뮤 IP 기반 '뮤이그니션2'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을 시작하기도 했다. 뮤이그니션2는 지난 해 중국에서 먼저 출시돼 약 2천여 대의 서버를 운영하는 등 큰 인기를 얻은 PC웹게임이다. 웹젠 측은 자회사 웹젠레드코어에서 개발 중인 'R2모바일(가칭)'과 뮤 IP 기반 신작 등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R2모바일은 PC 게임 R2를 모티브로 하며, 세부 게임 내용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 IP 기반 모바일 게임 신작과 함께 IP 저작권 보호에 더욱 팔을 걷어 붙인다. 이 회사가 준비 중인 신작은 '미르4', '미르W', '미르M'이다. 미르4는 미르 IP를 계승한 MMORPG, 미르W는 전략 시뮬레이션, 미르M은 원작 내용을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한 게 특징이다. 위메이드 측은 수년째 37게임즈, 킹넷, 성취게임즈 등 중국 게임사들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도 신작 출시 소식을 전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IP 신작인 '애니팡4'를 비롯해 '파워 퍼프 걸',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더 어메이징 월드 오브 검볼' 4종을 준비하고 있다. 애니팡3 이후 약 3년만에 선보이는 애니팡4는 특수 블록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으며 살아남은 1인이 승자가 되는 배틀 로얄 방식을 채택했다. 애니팡 로얄 시스템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 신작 3매치 퍼즐 게임 '안녕 융감한 쿠키들'에 이어 '스타일릿'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달라질까
지난해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제외한 국내 중형 게임사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등은 그럭저럭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컴투스, 웹젠 등은 매출이 줄었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곳은 공통적으로 성공적인 게임의 확장과 플랫폼 다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달성한 펄어비스도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의 글로벌 확장과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연간 매출 538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 3N을 제외하고 가장 큰 덩치를 유지하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더블다운카지노(DDC)'가 전체 연매출의 약 58%를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네오위즈는 해외에서 '브라운더스트'가, 국내에서 보드게임 등이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플레이위드는 모바일게임 '로한M'의 덕을 봤다. 플레이위드는 치열한 모바일게임 경쟁 속에서 한때 구글 매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이시티는 '캐리비안의해적:전쟁의물결', '프리스타일' 등의 인기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컴투스의 실적을 이끈 것도 '서머너즈 워'와 해외 매출이다. 반대로 게임출시가 오래된 회사, 대표게임이 없는 회사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예를들어 NHN 게임부문은 대표 모바일게임인 '디즈니쯔무쯔무'가 출시된지 6년이 지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웹젠도 전체 매출의 76% 가량을 차지하는 '뮤' IP 관련 매출 성장이 정체됐다. 중소형 게임사들의 신작출시는 사실 지난해 연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넥슨의 'V4',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의 대형 신작이 나오면서 늦춰졌다. 상반기에는 신작 게임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전략 전투의 재미를 담은 기대작이 다음달부터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다. 라이엇게임즈는 '팀 파이트 택틱스'(전략적 팀 전투, 이하 TFT)를 다음 달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TFT는 PC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인기 게임 모드를 모바일과 PC로 즐길 수 있도록 각색한 게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게임은 8명의 플레이어가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일대일로 대전하는 자동 전투 장르다. 지난해 6월 첫 공개돼 주목을 받아왔다. 신생 게임사인 머스트게임즈는 SF 전략 게임 '로그 유니버스:우주전쟁의 서막'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마블, DC, 디즈니 등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원화를 맡았다고 한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이용자들은 영지(기지)를 움직여 자원지를 찾고, 이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 광산을 점령하거나 우주 해적을 공격하기 위한 전투에 길드 단위로도 참가할 수 있으며, 수십명 규모의 집단 전투가 진행된다 넷마블도 올해는 다양한 신작으로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기대작 중 하나인 A3 :스틸얼라이브가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제2의 나라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의 서비스 지역은 3월 3일 170여개 지역으로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