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트란 법령․조례 번역 플랫폼 눈길, “기존 범용 번역기보다 정확”

인공지능(AI) 번역 기능이 최근엔 정치, 경제, 사회, 제도와 법률, 문화 등 영역별로 세분화된 플랫폼으로 구축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층 정확하고 전문화되며, 수요자 맞춤형에 가까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번역 서비스인 에버트란은 최근 이처럼 세분화된 형태로서, 인공신경망번역(NMT) 기술을 활용한 법령·조례 번역 플랫폼을 출시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번역 기술 공식 파트너인 에버트란은 기존의 다른 범용 번역기와는 달리, 번역 범위를 법령·조례로 전문화했다. 법령·조례 번역문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AI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기술 개발은 광운대 AI번역산업연구센터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존 번역 기능으로 법령·조례를 번역할 때보다 1.8배 높은 정확도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번역가가 직접 번역한 내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금은 한글을 영어로 바꾸는 한영 번역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영한 버전을 추가할 예정이며, 곧 중국어 서비스도 내놓는다.
이 번역 서비스는 앞으로 전기·전자, 특허, 의학 분야로 번역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회사측은 “AI 번역 산업이 분야별로 쪼개져 플랫폼 기반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법령·조례는 시작일 뿐 서비스 영역과 언어를 지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법령은 5000개, 지자체 조례는 10만건에 달한다. 에버트란은 법제처 법령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이들 조항을 실시간 받아오고 있다. 이를 통해 개정 법령이나 조례도 자동 추가되도록 시스템화했다. 일반 사용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공공기관, 지자체만 사용료를 받는다.
회사측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해 실생활 관련 법령, 조례를 번역해 서비스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어 수요가 날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는 일부 조례를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 외국인의 국내 정착을 돕는다. 대부분 전문 번역가에 작업을 맡기는데, 번역에 필요한 시간, 비용이 클 뿐 아니라 번역 품질이 일정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플랫폼은 웹과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사 버전으로 구성됐다. 고객 사용에는 'MTPE' 방식을 적용했고, 인공신경망번역 기술로 번역한 결과물을 전문 번역사가 검수하도록 설계했다. 또 법, 조례 개정사항이 등장하면 실시간 알려준다.
이에 앞서 에버트란은 번역 지원 소프트웨어(SW) 비주얼트란을 개발했으며, 세계 모든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 번역문 데이터베이스(DB)도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모으고 있다.

류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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