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초 상용화 불구 비싼 제작비용, 기반시설 부족, 플랫폼 부재
후발국 중국에도 추월당할 위기... 토종 플랫폼 개발·육성 위한 전략 절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5Generation, 5세대)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에 맞는 콘텐츠의 제작, 유통이 활발해지고 소비 전반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이에 걸맞은 차별화된 콘텐츠와 플랫폼의 부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미국 등 기술선진국은 물론 후발국인 중국에게마저 추월당할 위기에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런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경우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G는 5번째 국제통신규격으로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향후 전개될 디지털 통신시장의 승부가 걸린 핵심적인 기술이다. AR·VR, 홀로그램 콘텐츠, 클라우드게임, 인터랙티브 영상과 같이 몰입감과 사실감을 극대화한 콘텐츠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CES2020’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콘텐츠가 개인화 되고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는 실감형 콘텐츠, 가상현실과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콘텐츠들이 각광받으며 5G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박지혜 연구원은 ‘5G시대, 콘텐츠 산업의 변화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태를 분석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5G 서비스 보급으로 인해 콘텐츠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향후 실감 콘텐츠 및 인터랙티브 콘텐츠, 클라우드 게임 등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관련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5G 산업의 현주소는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5G 환경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 및 플랫폼 부재, 시장의 초기 단계에서 선도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 육성을 위한 전략적 지원 부족과 지나친 규제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5G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플랫폼의 부재가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5G 서비스가 보급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서 국내 핵심 콘텐츠 육성을 위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격차 해소, 관련 규제 정비 및 토종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정첵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플랫폼 및 콘텐츠산업의 부재, 미국과의 기술격차 및 패러다임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등급 분류 환경 등은 5G 관련 산업의 선도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VR 콘텐츠의 경우 체험 장소는 증가하는데 비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나마 VR 콘텐츠는 테마파크, 체험존과 같이 일회성 체험관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국내 AR·VR 기업의 87.7%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으로 영세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시장의 경우 미국의 ‘유튜브’, 중국의 ‘틱톡’ 이 세계적인 위상을 정립하는 동안 한국은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을 미처 갖추지 못했다. 현재 국내 실감형 콘텐츠 관련 기술 수준은 기술 선진국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1.4년(2017년 기준) 정도이며 최근 중국마저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국내 실감형 콘텐츠산업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다. 

2018년에 제작된 VR 영화 ‘화이트 래빗’은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음에도 ‘PC에서 구동된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게임물로 분류되어 극장에서 개봉되지 못했다. 이처럼 국내 VR 콘텐츠 분류기준이 해외의 기준과 맞지 않아 관련 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책 부문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지원 및 규제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선 실감형 콘텐츠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영세한 콘텐츠 기업들이 직면한 높은 제작 비용, 기반시설 부족, 유통 플랫폼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정부의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는 기존의 4G 서비스에 비해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 특성을 가져 산업 전반의 혁신과 생태계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G 상용화는 콘텐츠 산업의 제작, 유통 및 소비의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제작 부문에선 AR·VR 및 홀로그램 콘텐츠의 제작 활성화 및 1인 미디어의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및 소비 부문에선 데이터 처리 속도의 향상으로 초고화질 영상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활성화로 인해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5G 시대에 떠오르는 유망 콘텐츠는 클라우드 게임, 홀로그램 실감 콘텐츠,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이 꼽힌다. 이는 곧 숏폼 콘텐츠 산업의 확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 중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사용자들이 별도의 저장 매체 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통계 전문 사이트 ‘Statista’에 따르면 국제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2017년 4천5백만 달러로 집계되었으나 2023년에는 4억5천만 달러로 약 10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홀로그램 실감 콘텐츠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이 가능해 짐에 따라 홀로그램 기술이 융합된 콘텐츠 산업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터랙티브 콘텐츠 시장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5G가 제공하는 실시간 정보처리 환경으로 인해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 전개방식과 결말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공급과 수요가 증가된다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에 특화된 숏폼 콘텐츠 및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적절한 규제 해소와 플랫폼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박지혜 연구원은 “5G 시대에 차별화된 새로운 콘텐츠 및 미디어 확산을 위해 시장 진입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특히 틱톡,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동영상 플랫폼이 장악한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 개발과 육성을 위한 기업들의 차별화된 전략이 절실한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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