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대신 사장으로 명칭변경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을 KT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가 KT 현직 사장인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진·55)으로 정해졌다. 구 회장 후보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신임 최고경영자로 공식 선임된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 3년이다.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 결정안을 보고받은 뒤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구 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사회는 지난 4월부터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구성한 총 37명의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사해 지난 12일 9명으로 회장후보 심사 대상자들을 압축했다. 전날에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넘은 시각까지 후보자 9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구 회장 후보자는 1987년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구조기획실과 그룹전략실, 코퍼레이트센터 상무로 지내며 경영 전략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4년에는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한 이후 비서실장 부사장을 맡아 KT의 전략, 재무 등을 총괄하고 2015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지내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기획부문장에 이어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맡았다.
KT 이사회는 현행 ‘대표이사 회장’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출 것을 구 후보자에게 제안했고, 구 후보자는 이를 받아들였다.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KT 이사회는 또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구 후보자에게 제안했고, 이 역시 구 후보자는 이를 받아들였다. 구 후보자가 현재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KT 회장은 연간 23조4000억원의 매출과 1조2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국내 대표 통신사를 이끄는 자리다. KT의 계열사는 42개에 달하며, 본사 직원 2만3000여명에 계열사까지 합하면 6만여명의 직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