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만 3천 여개, 지속적 폐업으로 노래방 감소 추세
바뀐 회식 문화가 감소에 큰 역할

사진=애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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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종로에서 지인들과 가볍게 술을 마시던 A씨. 흥이 오르고 술이 얼큰하게 취해 1차로 갔던 술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노래방으로 2차를 가기로 뜻을 맞췄지만 예전만큼 쉽게 노래방을 찾지 못했다. 일행 몇몇이 쉽지 않게 찾아 가게 된 노래방은 조금 외진 곳에 있는 시설도 낡은 곳이었다. 

KB금융그룹은 국내 자영업시장을 분석한 ‘KB자영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2019년 5월 기준으로 전국에 노래방은 3만 3천여 개가 영업중이라고 밝혔다. 전국 노래방수는 2011년 3만 5,316개를 정점을 찍고 2015년과 2016년 코인노래방 창업 열풍으로 반짝 증가하다 이후 다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2018년 신규 등록 수는 766개로 창업이 가장 많았던 1999년도의 1/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노래방이 등장한 1992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2019년 5월까지 신규 등록도 295건에 불과해 2018년 같은 기간 315개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휴업 또는 등록 취소로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은 2018년 1,413개로,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로 확인됐고, 2019년 5월까지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 수는 657개로 전년도 같은 기간 신규 295건의 2배 이상 증가했다. 

코인노래방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여가의 개인화로 인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았었다. 노래 수에 따라 돈(통상 500원)을 지불하고 원하는 만큼만 이용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노래방을 이용할 수 있고 본인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높은 가심비를 제공했다. 또한 노래방 점주 입장에서는 같은 면적의 공간에 더 많은 방을 배치할 수 있고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아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했다.
하지만 2018년 코인노래방의 신규 등록이 409개로 크게 감소했고, 2019년 5월까지 신규 등록은 137개로 성장세가 더욱 둔화되고 있다. 2019년 5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코인노래방 수는 2,839개다.

자료= KB경영연구소
자료= KB경영연구소

전국에서 코인노래방이 가장 많은 동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인천 부평구 부평동으로 각각 20개고, 이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과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16개씩 분포했다. 
이는 오피스 상권보다 대학가 등 1인 가구 밀집지역과 학원가, 지역 번화가에 주로 분포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래방 수가 줄어든 이유는 회식 문화의 변화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여 진다.
주 52시간제 도입, 워라밸 문화의 확산 등으로 핵심 고객인 직장인들의 회식 감소에 따라 2차로 애용되던 노래방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회식에서 술을 덜 마시고 일찍 귀가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고, 최근에는 회식 후 2차로 노래방을 가는 대신 커피전문점 등에서 이야기를 하며 술을 깨고 일찍 헤어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 여가의 개인화로 기존의 대형 룸 위주의 노래방 선호가 감소하고, 1인 또는 소수 인원이 찾을 수 있는 코인노래방 선호는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고급화된 노래방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평균 업력 14.2년인 노래방들의 시설 상당수가 노후화된 것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다수의 노래방이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으며, 영세한 노래방 자영업자의 경우 목돈이 필요한 시설개선 투자를 집행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더해 커피전문점이나 당구장, 스크린골프, 복합쇼핑몰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늘었다. 국세청의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으로 2016년 8월 대비 커피음료점은 1만8,807개, 당구장은 1,673개, 서점은 259개가 증가했다.

이처럼 여가의 개인화, 대체할 수 있는 경쟁업태의 성장, 노후화되고 있는 시설도 등이 노래방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노래방 전체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종사자 수는 6만 5,000명,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4,500만원 가량이다.

윤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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