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깨끗하게 씻듯 물로 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눈을 감으면 어제일처럼 선명해지는 멍에!
.
소녀 김복동은 "배부르게 먹게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일본군위안부가 되어버렸던 수많은 소녀 중 한명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 밟은 고국의 땅에서도 그녀의 아픔을 끝나지 않았고,
영원히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역사가 만들어낸 참혹한 피해자이다. 친언니와 조카들의 외면을 받으면서도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건 모두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라고..
영화 <김복동>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숨돌릴 틈 없이 뛰었던 27년의 기록을 담담하고도 처연하게 담아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력을 잃고서도, 일본 극우단체가 보내는 수만통의 테러편지들도 멈출 수 없던 위대한 투사는 결국 고령의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이제 남은 이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자란 이들이 그녀의 뜻을, 그 강인한 의지를 이어가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눌러담았다는 송원근 감독의 뜻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그녀의 의지가 이어졌던 1400회의 수요집회와 "내 힘이 닿을때까지 끝까지 싸우다 갈거야." 라는 말이 귓전을 울리는 듯 하다.
그녀를 죽고싶게 만든 고통의 기억들이 그녀를 더 살게 만들었고, 삶의 이유로 만들었다. 우리 모두는 그 뜻을 기억하고 더 많이 알려 결국 아베의 사과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그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담담하지만 그래서 더 깊게 박히는 묵직한 삶의 기록, 오는 8월 8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키워드
#김복동
김미진 기자
appleapple7717@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