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가 없다. 각종 경제기사에 등장하는 어려운 경제용어 때문에 경제기사가 어렵게 느껴진다. 하루가 다르게 신조어들이 생겨나서 이를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애플경제> 편집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에서 운영하는 매체들을 참고하여 경제용어를 쉽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알고 나면 경제기사를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흐름을 읽고 파악하여 재테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부터 실버 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필요한 경제용어를 하나씩 짚어보자. 그리고 <애플경제>는 되도록 모든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쉽고도 친절한 경제기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편집자 주>
디노미네이션이란?
화폐의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조치다. 가령 10,000원권을 1,000원권이나 100원권 등 낮은 단위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그릇에 7000원 하는 설렁탕 가격을 7원으로 표기하거나 달러당 네 자릿수대의 원화 환율을 두 자릿수대로 변경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보통 극심한 인플레로 인해 경제량을 화폐적으로 표현하는 숫자가 많아서 초래되는 국민들의 계산상, 지급상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물가, 임금, 채권채무 등 경제수량 간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 실질적으로 화폐가치를 낮추는 평가절하(devaluation)와 달리 소득 물가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이론적으론 중립적이다.
특정국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경우 △거래 편의 제고, △회계 기장 처리 간소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차단, △대외 위상 제고, △부패와 위조지폐 방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화폐 단위 변경에 따른 불안, △부동산 투기 심화, △화폐 주조비용 증가, △각종 교환비용 확대 등의 단점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은 과거 두 차례 있었다. 1953년 6·25전쟁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100원을 1환으로 바꿨다. 1962년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10환을 지금의 1원으로 바꿨다. 이후 리디노미네이션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간간이 거론됐지만 물가 자극 등의 우려 때문에 없던 일이 되곤 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필요성을 역설하며 힘을 보탰지만 부작용을 우려한 정부 부처의 반발이 커지자 논의가 중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