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1일, 동대문 DDP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 열려
대기업 비롯, 美 ES서 호평 얻은 중견‧중소‧스타트업 기업 대거 참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홀로그램 ‧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전자산업의 기술과 제품이 동대문DDP에서 펼쳐졌다.
지난 29일부터 사흘 간 ‘한국판 CES’라고 불리는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DDP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는 ‘한국판 CES’라는 별명처럼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랩스 등 대기업은 물론 실제로 CES에서 주목 받은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 등 총 40개사가 참가했다.
참가 기업들은 차세대 광고 ‧ 조명 등의 제품도 전시되어, 향후 이들 기업들의 개발방향에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요 대기업들은 향후 펼쳐질 디지털 만능의 4차산업혁명기에 대비한 독자적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주요 기업과 제품들을 소개한다.
네이버, ‘인간과 일상에서 공존 가능한 로봇’ 선보여
▲네이버-'암비덱스' 로봇
▲네이버-'아다스 캠'
인터넷 포털사이트 기업 네이버는 자사의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첨단 디지털 지도와 자율 주행기술, 로봇 기술 등을 선보였다.
이 중 눈에 띈 것은 ‘암비덱스(AMBIDEX)’로,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함께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로봇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고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높은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와이어 구조로 동력을 전달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등 기존 로봇들과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 팔의 무게가 사람의 팔보다도 가볍다.
부상을 염려해 동작 중엔 근거리에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했던 기존 로봇과는 달리, 부딪히더라도 심각한 상해를 일으키지 않고 인간과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실내 정밀 지도 제작 로봇, 자율 주행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또 다른 전시품인 ‘하이브리드 HD 맵’이라고 이름 붙인 이 디지털 지도는 네이버의 자체 자율 주행기술과 항공 사진을 통해 만든 3D, HD 매핑 기술을 접목한 경우다. 먼저 3D 매핑 기술로 항공촬영 이미지를 합성해 도로 면의 정보를 추출한다. 여기에 네이버가 개발한 3차원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인 R1을 차량에 부착, 도로를 이동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해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수적인 고정밀 지도를 만드는데, 이는 기존의 값비싼 장비로 제작하는 HD 맵에 비해 제작비용은 낮으면서 정확도는 높다는 설명이다.
또, 고가의 센서 없이 단 하나의 카메라 만으로 차선과 사물을 정확하게 식별해 차량 추돌과 차선 이탈을 막는 ‘아다스(ADAS) 캠’도 선보였다. 이는 네이버가 자율주행차 연구에서 사용하는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코웨이, 사용자 촬영해 ‘새 옷’ 추천하는 의류청정기
▲코웨이-의류청정기
코웨이가 선보인 전시품 중엔 미국 온라인 쇼핑몰 기업 아마존과 협업한 ‘의류청정기’가 눈에 띄었다. 아직 개발 단계의 제품으로, 인공 환기 기능 등으로 의류를 청결하게 하는 제품의 전면에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네트워크 기술 등을 접목했다.
사용자가 제품 앞에 서서 내장 된 카메라로 스스로의 모습을 촬영한다. 이후 제품은 사용자의 나이, 신체조건 등의 정보를 분석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의류 중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을 디스플레이에 띄워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외형상으로는 쇼케이스에 디스플레이를 접목해 광고를 노출하던 기존의 제품들과 비슷하지만, 접목된 네트워크 기술이나 쇼핑몰과의 협업 등에서 차별성을 보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개발 중인 모델로, 보완작업을 거쳐 향후 출시될 전망이다.
SK텔레콤, AI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 홀로그램 가상 비서 제품 등 선보여
▲SK텔레콤-‘홀로박스’
SK텔레콤은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는 사용자의 음악 청취 이력과 해당 음악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음성 데이터(무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예측, 추천한다.
필요에 따라 음악을 예측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으며, 음악 추천 후 사용자의 다양한 반응을 AI에 반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서비스가 점점 더 고도화 된 추전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다.
또, 무드 데이터를 활용해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유사 음악을 찾아내서 사용자가 의외로 선호도 높은 음악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 홀로그램과 AI를 접목한 ‘홀로박스(HoloBox)’도 선보였다. 프로젝션 타입의 홀로그램 기기로, 제품 내부의 투명한 물체에 빛을 조사, 상이 맺혀 허공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시제품엔 인공지능의 가상 비서인 ‘릴리’라는 캐릭터가 춤을 추면서 립싱크를 하고 있었다. 감정에 따라 실시간으로 표정을 생성하는 등의 기술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도 널리 상용화된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는 물론, 광고물을 비롯해 매장 계산원, 방범로봇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AI 가이드 로봇 ‧ 투명 디스플레이 광고물 등 눈길
▲LG전자-가이드형 로봇 ‘클로이’
▲LG전자-‘홈 클로이’
▲LG전자-‘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LG전자는 자사의 AI 로봇 브랜드 ‘클로이’와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선보였다.
클로이는 몸에 장착하는 웨어러블과 안내(가이드)로봇, 스마트스피커 등의 형태로 구분되어 있다. 미국 CES 현장에선 카트, 잔디깎이 등 다양한 용도로 구분된 9종의 클로이를 선보였지만, 이번 국내 전시회에선 위의 세 가지 종류를 선보였다.
가이드형 클로이는 공항 등의 장소에서 이용객들에게 동선과 각종 서비스 등을 안내하는 용도로 개발했다. 하단엔 이동장치가 달려있어, 사용 장소 내에선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도 한다. 또, 전면에 카메라를 내장, 촬영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사진을 촬영해 그들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기능도 담고 있다.
일명 ‘홈 클로이’라고 부르는 스마트스피커 형태의 로봇은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직접 사용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말을 통해 가전제품의 제어를 명령하면, 홈 클로이가 이를 이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스피커의 기능에도 충실하게 음악재생을 비롯한 각종 음성인식 AI 기능을 수행한다.
함께 선보인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는 LG가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 광고물이다. 기존 투명 디스플레이의 경우 투명한 유리의 하단부에서 빛을 쏘아 올려서 상이 맺히도록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빛이 가장 늦게 닿는 상단은 해상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면 LG의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는 디스플레의 투명도를 더욱 높이는 등의 보완을 거쳐, 마치 홀로그램처럼 보일 정도로 이미지가 선명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냉장고 쇼케이스 형태의 광고물을 오는 6월경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디지털 광고 ‧ 조명 등에 AI 기술 접목…신형 디스플레이도 주목
▲삼성전자-1인 방송 진행자 가상광고 서비스
▲삼성전자-‘에이라이트’
▲삼성전자-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AI 디지털 광고, 사용자 행동인지 가정용 조명, 비정형 디스플레이 등 옥외광고와 조명 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사방 30cm의 정사각형 모듈로 개발,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 원하는 크기대로 TV를 설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자가 판매하는 크기대로만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모듈형태여서 설치가 자유롭다보니 16:9 등 일정한 비율을 유지할 필요도 없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자사 임직원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현장에선 해당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먼저, 티스플레이는 1인 방송 크리에이터의 의상에 가상광고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방송 진행자가 특정 패턴이 인쇄된 출력물을 의상에 부착하거나 들고 있는 장면을 카메라가 촬영하면, AI 기술을 이용해 해당 출력물에 진행자가 원하는 광고가 인쇄된 것처럼 노출된다.
정지영상뿐만 아니라 동영상 광고도 송출이 가능하며, 화면상으로는 실제 옷에 프린팅 된 이미지처럼 자연스럽게 보인다.
또 다른 스타트업인 에이라이트는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빛 환경을 만드는 스탠드 조명을 선보였다. 학습 또는 다른 일상생활 등 다양한 상황에 적합한 색온도를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것은 최근 타사의 LED 조명에서도 볼 수 있다.
허나 이 램프는 카메라와 각종 센서, AI 기술 등을 접목해 학습패턴을 추적하고 이에 맞춰 조명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당 제품과 연동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명이 수집한 사용자의 학습상태와 집중 정도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글 ․ 사진 우종선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