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절 기간, 면세점 매출 10~30%씩 상승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11일)의 일일 판매액이 예상치를 훌쩍 넘은 28조원에 달했다.
12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행사가 진행된 11일 0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매출액은 1682억 위안(약 28조59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1207억 위안(약 20조 5000억원)보다 39.3%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들도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한국과 중국이 관계 복원을 공식화함에 따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빙이 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독신을 상징하는 1이 4개가 되는 날인 11월11일을 '독신자의 날'로 부르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유통 업체들이 싱글족의 소비를 유도하려고 만든 날로, 2009년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가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거래 총액이 30조원을 돌파하며 중국 최대 할인 행사로 자리 매김했다.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한국은 총거래액 기준 대비 판매 상위 국가에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다섯 번 째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 미국에 이어 3위였던 것보다는 두 계단 하락했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등 냉각 기류가 흘렀던 양국 관계를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광군제 판촉 광고에는 사라졌던 배우 전지현이 6개월만에 등장했다. 또 광군제 당일인 11일에는 중국 CCTV가 사드 갈등 이후 처음으로 국내 면세점 물류센터를 생방송으로 연결하기도 해 사드 갈등이 완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광군제에 참여한 국내 주요 면세점의 중국인 대상 매출은 10~30%씩 올랐고,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한국 온라인쇼핑몰들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업체별로 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광군제 행사기간(5~11일) 중국인 매출이 오프라인까지 합쳐 11% 늘었고, 신라인터넷면세점 중문몰도 광군제 기간(1~11일)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30%가 상승했으며, 갤러리아 중문 온라인면세점도 전년대비 10% 신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글로벌H몰은 지난 1~10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G마켓 글로벌샵(영문샵+중문샵)은 광군제 프로모션 기간(1~9일)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106%에 달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당일 하루 동안 중국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767억원(4억56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은 이날 티몰닷컴에서 판매를 진행, 화장품과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각각 68%, 105% 증가했다. 인기 제품인 '후 천기단 화현세트'와 '숨 타임에너지 세트'의 경우 상품 판매량이 각각 160%, 220% 늘어났다. 티몰 글로벌에서는 전년동기대비 46% 매출 신장했다. 특히 '후 수연2종'이 5배 매출 증가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은 광군제 당일 3470만 위안(약58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2% 매출 신장을 보였다.
동부대우전자는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3만2000대 판매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판매량의 5배 버금가는 매출이다. 티몰과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닷컴, 중국 최대의 디지털 전자제품 쇼핑몰 수닝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미니를 판매했다. 17시간 만에 3만2000대가 팔렸는데 1분에 31대, 2초에 1대 이상 판매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는 티몰에서 총 매출 46억원을 올리며 영유아 완구류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행사에 처음 참가한 2015년 이후 3년 연속 영유아 완구류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군제를 통한 중국 매출 증가에 이어 향후 중국 관광객 방문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지 중국인뿐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