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감지 센서, 기계학습, 위치추석, 이미지음성인식 등 IoT 기술 기반

▲ 알리바바 무인마트 '타오카페' /사진=알리바바

[애플경제] 마트 입구에서 스마트폰으로 타오바오 앱을 실행하고 QR코드를 스캔해 입장 코드를 받는다. 모바일로 데이터 이용, 개인정보보호, 알리페이 결제 등에 관한 약관에 동의한 후 검색대를 통과해 들어간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자 인공지능이 얼굴을 인식해 누군지 알아낸다. 동선과 행동을 추적해 구매 여부를 판단하고, 물건을 집을 때의 표정까지 파악해 어떤 상품이 인기가 있는지 분석한다. 

고객은 쇼핑을 하고 마트를 나가기 전 두 개의 문을 통과한다. 하나는 고객의 퇴장을 인식하고, 나머지 하나는 상품 스캔 후 자동결제를 하는 문이다. 계산대도 없었고 종업원도 없었지만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진다. 매장을 나오자마자 스마트폰에 '알리페이로 00위안이 결제됐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8일 첫 선을 보인 무인마트 '타오카페'의 모습이다. 

▲ '제2회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 /사진=알리바바

알리바바그룹은 8일 중국 항저우 국제엑스포 센터에서 '제2회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Taobao Maker Festival)'을 열고 미래의 쇼핑을 선보였다.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알리바바그룹이 젊은 창업가들의 '메이커 정신(Maker Spirit)'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했다. 타오바오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하는 108명의 판매자가 참여했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무인마트 타오카페는 점원없이 알리바바의 셀프 감지 센서, 머신러닝(기계학습), 위치 추적, 이미지·음성 인식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해 운영된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기는 고객이 어떤 매대 앞에 얼마나 오랫동안 서있는지, 몇 시에 무슨 제품이 잘 팔리는지, 어떤 제품을 매대에서 들고 갔다가 다시 갖다놓는지 등을 파악해 고객의 소비취향을 분석하고 더욱더 스마트한 제품 관리, 제품 진열 , 고객관리가 가능하다. 점주에게는 진열방법까지 추천한다.

아직 실험 단계이지만 알리바바 그룹은 인공지능, 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줄을 서지 않는 편리한 오프라인 스토어를 대중화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아마존

이러한 무인점포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알리바바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 신개념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고를 열었다. 아마존고는 시각 센서, 생체 인식 센서, 딥러닝 기술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을 통해 매장 내 계산 단계를 생략시킨 아마존의 무인 마트다.

고객은 스마트폰에 깔린 앱에서 본인 인증을 한 후 매장에서 상품을 카트에 담고 퇴장하면 쇼핑이 끝난다. 고객이 고른 상품은 컴퓨터 센서 등을 통해 자동으로 기록되며 물건값은 고객이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계산원이 필요 없고 상품의 재고 정리 등도 로봇 직원이 담당하기 때문에 80~90명이 필요한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직원은 6명뿐이다.

국내 유통업계도 무인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편의점 GS25는 이베이코리아와 함꼐 지난해 9월부터 무인 택배 서비스 '스마일 박스'를 시행하고 있다. '스마일 박스'는 G마켓·옥션·G9 등에서 상품을 주문한 후 배송지를 GS25로 지정하면 GS25 스마일 박스로 택배가 배송돼 고객들이 편의점을 방문해 택배를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1월 '무인 세탁 서비스'를 도입했다. 세탁 박스 입구에 있는 터치 스크린에서 세탁물 종류를 입력하고 투입구에 세탁물 봉지를 넣고 접수증을 받으면 된다. 세탁이 끝나 세탁물이 편의점에 도착하면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가 가고, 고객은 편의점을 방문해 결제 후 세탁물을 받아가면 된다. 

롯데백화점은 SK텔레콤과 함께 지난해 10월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스마트쇼퍼'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쇼퍼'는 고객이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에 물건을 담지 않고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인 '쇼퍼'를 들고 다니며 상품 바코드를 찍는 걸로 쇼핑을 대체하는 서비스다. 원하는 상품들의 바코드를 찍은 다음 매장 출구 무인 계산대에서 결제하면 물건이 집으로 배달된다.

또한 무인 주문 시스템 '키오스크'를 설치한 프랜차이즈 매장도 많아졌다. 무인시스템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으로도 서비스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맥도날드·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매장뿐 아니라 CJ그룹 영화관 CGV 등에서도 무인 판매·결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종합 식품 기업 아워홈의 멕시칸 요리 전문점 타코벨과 푸드코트 푸드엠파이어 등 일부 매장에 무인 주문 시스템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메뉴를 터치 스크린으로 선택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아워홈 키오스크 중 '문자 전송형'은 주문을 할 때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별도의 단말기나 번호표 없이 개인 휴대폰으로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는 문자가 발송되기도 한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무인시스템이 더 보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 효과와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에 부담을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인시스템의 확산으로 아르바이트 같은 단순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와 월스트릿저널 등은 "계산과 관련된 일자리 수백만개를 없앨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크레이크 램버트는 저서 '그림자 노동의 역습'에서 키오스크나 AI로봇 등의 첨단기술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줄인다고 주장했다. 

'그림자 노동'이란 보수를 받지 않고 소비자가 당연히 하는 것으로 포장된 노동을 뜻한다. 직원이 주문을 받는 대신 고객이 무인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주문하는 방식 역시 '그림자 노동'에 속한다.

"단순하지만 사회초년생이 할 수 있고, 경력의 시작점이 되는 일자리가 무너지게 되면 상부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램버트는 저서를 통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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