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한투·미래에셋·KB·NH·삼성 순

[애플경제] 올해 들어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이에 힘입은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합병 이후 첫 성적표를 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요 국내 증권사 중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순이익 1300억원을 넘어서며 1분기 업게 1위를 차지했다. 저금리시대를 대비한 대체투자 확대 등 수익원 다변화 전략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상장 증권사 주가는 유진투자증권이 올해 51% 넘게 급등했다.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업체 5개사를 중심으로 업계 순위가 재편된 뒤 처음 나온 분기별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올해 상위 10개 증권사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720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57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4% 증가한 1301억원, 영업수익은 14.3% 늘어난 2조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합병 시너지에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미래에셋대우(1102억원)와 KB증권(1088억원)을 넘어섰다.

실적 증대 배경으로는 수익원 다변화 전략이 꼽힌다.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이 살아났고 이에 맞춰 해외 부동산 투자 등 대체투자를 크게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자본금 규모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연결기준으로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01억원으로 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1435억원으로 역시 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96.8% 늘었다.

위탁과 자산관리 부문의 경우 총 고객 자산이 약 219조원, 1억원 이상 고객이 13만2820명으로 전 분기보다 약 5조원, 3100여 명 각각 증가했다. 해외주식 잔액도 9000억원을 돌파하며 해외위탁 잔액이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선 순영업수익 2979억원 기준으로 위탁매매 26%, 자산관리 16%, IB 12%, 트레이딩 27% 등을 기록하며 예전에 비해 더욱 안정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KB증권 역시 1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20% 이상 늘었고 영업수익은 41%, 영업이익은 152% 증가했다.

NH투자증권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3% 늘어난 8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6252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4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회사채,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전통적 IB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이 큰 힘이 됐다"며 "트레이딩 부문 등 운용 관련 수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2809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5.5% 증가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2.3% 늘어난 2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였던 104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깜짝 실적 배경엔 증권과 저축은행 사업의 동반 호조세가 자리 잡고 있다. 증권 부문이 같은 기간 35.4%, 저축은행은 91% 증가한 영향이 컸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해외지수 호조로 ELS 발행과 조기상환이 증가했고, 헤지비용 감소로 실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4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4642억원으로 5.4%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558억원으로 20.4% 늘었다. 
삼성증권은 당기순이익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매출액은 1조4642억원으로 5.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0.0% 불어난 747억원이었다.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46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11.1% 늘었다. 영업수익은 44.6% 늘어난 1조9988억원, 영업이익은 120.9% 늘어난 558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0%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9개월 만에 분기 순이익 800억원선을 넘어섰고, 1분기 순익으로는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은 177억원(흑자 전환), 키움증권은 20.1% 증가한 607억원, 유안타증권은 51.3% 증가한 8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3.8% 증가한 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후퇴한 곳도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27억원의 순수익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36.7% 감소세를 보였고 HMC투자증권(-35.3%), 교보증권(-14.8%), IBK투자증권(-11.7%) 등도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동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의 이유를 ELS와 같은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 증가 및 판관비 안정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증권업종의 1분기 실적은 4분기 만에 회복됐다"며 "파생결합증권의 조기상환의 증대 효과와 채권 금리가 상승을 멈추면서 상품이익의 회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