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수익률 하향, 무리한 매매삼가라”

증권·화학·조선·에너지 추가상승 가능

 

코스피가 2000선을 되찾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숨을 돌리는 국면인지 아니면 추가 상승여력이 부족한 때문인지 분석이 나뉘고 있다. 뚜렷한 해답은 없다. 다만 다수의 증시전문가들은 지수가 조정을 받는 시기를 저점 매수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0일부터 닷새째 보합세를 보이다가 다시 뛰어올랐다. 24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2.09포인트(0.6%) 상승한 2019.89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상승, 일본 엔화 약세 등으로 장중 한 때 20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저가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증시는 이달 말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등으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은 이날도 국내 증시에서 1914억원어치를 담으며 올 들어 누적순매수 자금이 1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특별한 재료 없는 시장에서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담 또한 커졌다. 조금 오른다 싶으면 차익실현에 나서는 개인이 많았고 이들은 2000선 아래에선 또 다시 사들이기를 반복했다. 지속적인 상승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단기 상승이 있을 때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존재감 없는 그리스

 

앞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합의가 도출됐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중국의 지준율 인하도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예상하고 있었던 해결책이라는 반응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럽 위기 완화가 세계 주식시장에 탄력적인 상승세를 선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내달 초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앞서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 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낮다. 기본적으로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있어 재정통합과 방화벽 강화라는 큰 방향설정은 이뤄졌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와 이탈리아 및 스페인 등으로의 위기전염 경로를 일단 막아서면서 시간은 얼마간 벌었다.

따라서 차분히 사태해결을 모색해나갈 수 있게 돼 증시를 대폭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럽을 당분간 지켜보려는 심리는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역시 변동성 확대나 시장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코스피는 급등지속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과 더불어 추가적으로 지수를 끌어올릴 재료가 부족한 탓에 피곤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장세에 대한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지수변동을 이용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세관에 대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지수 조정을 부정적으로만 폄하하지 말고 마찰 변수의 양면성을 고려하여 장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다만 종목별 대응에서는 목표 수익률은 낮추고 무리한 매매보다는 지수 조정을 이용한 저가 매수 전략으로 지수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라고 주문했다.

 

경기회복이 주가 이끈다

 

아울러 최근 경기가 턴어라운드 양상을 띠는 것과 관련해 이러한 국면으로 접어들 때는 지수의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 사례에서 최근처럼 글로벌 OECD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던 때에는 코스피 조정 폭이 적었고,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거나 유로존에 대한 위기감이 높았던 경우에는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더라도 OECD 경기선행지수 상승국면에서의 평균적인 하락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이를 차별적인 실적모멘텀을 확보한 업종 및 종목들에 대한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식상한 유럽문제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관련된 이슈가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해졌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과 3월초 개회를 앞둔 중국 양회에서의 정책적 기대감 등이 그 재료다.

박 연구원은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매물 저항권에서 발목을 잡힌 국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담보해주는 요인이자 추가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향후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도 경기민감주 중심의 저점매수 기회를 잡는데 주력해나가는 것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서 답을 찾자

 

한편 2차 양적완화 시기의 주가 움직임과 2차 LTRO를 앞둔 현재를 비교할 때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도 참고할 만하다. 기대감이 반영되는 구간과 실제 2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나타난 업종별 특징을 살펴볼 때, 현재 역시 지난 1차 LTRO 이후 더욱 큰 규모의 2차 LTRO를 기대하고 있는 구간이므로 이후 양상과 유사할 수 있다는 것.

임태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선 구간과 실제 유동성 정책이 시행된 이후 모두에서 시장 대비 강세를 보이는 유일한 업종은 증권, 화학 업종”이라며 “단기 조정 구간에서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수관점에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유럽위기 축소, 유동성 추가 공급을 감안할 때, 지난 두 달 동안 많이 오른 업종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및 미국 경기 관련 기대감, 중국의 2차 지급준비율 인하 등 올해 증시의 상승 요인이 다음 달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상승 요인 세 가지 축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유럽리스크가 완화되고 유동성이 추가로 풀릴 것을 예상하면 1~2월에 많이 오른 조선 화학 에너지 업종이 추가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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