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국노총 100만 조합원 동지 여러분,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새해를 맞을 때 마다 덕담을 건네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 몇 년째 암울한 소식만 전하는듯하여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뒤숭숭 한데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사실상 탄핵 당했음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해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 10월 26일 박근혜 퇴진 투쟁을 선언한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이 싸움이 언제 끝이 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 박대통령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우리가 촛불을 지킵시다.

조합원여러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박대통령 한사람 물러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확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작금의 현실은 그동안 우리사회에 누적됐던 문제들이 표출된 것에 불가합니다.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이 역사교과서 문제와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로 부활하고, 유신독재를 단죄하지 못하고 혈연·학연·지연에 기반 한 뿌리 깊은 연고주의를 타파하자 못한 것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정경유착의 길을 걸어온 재벌대기업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결과는 유전무죄의 악습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적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쌓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투쟁은 박근혜 한사람을 끌어내리는 투쟁이 아니라 모든 적폐를 걷어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야 합니다. 
경제문제도 심각합니다.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고,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가 겹치면서 경제 회복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금소득주도 성장으로의 전환과 경제민주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이번 국면에서 우리가 이뤄내야 할 진정한 목표이자 결과물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지치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합시다.

동지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사회양극화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습니다. 갈수록 열악해 지는 비정규직노동자 차별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노동운동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자본은 아직도 쉬운해고를 도입하고 노동자간 경쟁을 부추기는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는 등 정규직노동자들의 처우를 끌어 내려서 이 문제를 풀려하고 있습니다. 상시지속적 업무에 비정규직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겠다는 파견법 개악과 기간제 기간 확대 등을 통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고착화 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 4년은 이러한 노동개악을 개혁으로 포장해 정부와 자본이 파상공세를 펼친 전쟁 같은 날들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고 잘 버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걸음 앞으로 나아갑시다.
개별 사업장 담을 넘어 업종과 지역을 뛰어넘는 투쟁을 조직합시다. 끊임없이 교육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체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투쟁할 수 있도록 조직합시다.
올바른 관점으로 무장하고 작은 것부터 구체적인 실천을 조직합시다. 전 조합원의 의견을 모아 박근혜 즉각 퇴진을 위해 조합원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부터, 2017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찾아봅시다. 이러한 아래로 부터의 실천과 경험이 우리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고 결국 한국노총과 우리나라 노동운동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우리 국민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 때로 패배하고 후퇴하면서도 결국 촛불을 들어 박근혜 정권을 무릎 꿇게 만들었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퇴진과 모든 적폐들을 완전히 청산할 때까지 우리가 할 일은 조직된 노동자로서 투쟁의 대오를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그 순간까지 저는 동지여러분 함께 한국노총 깃발을 들고 최선두에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노동 친화적 정권을 수립하고 노동이 존중되는 평등복지통일국가 건설까지 동지여러분 끝까지 함께 해 주십시오.
새해 동지여러분과 가족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 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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