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경영평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부진 사장이 대표로 있는 호텔신라가 객실 요금 등의 담합 의혹이 제기되는 가하면, 이서현 부사장의 야심작인 ‘에잇세컨즈’는 론칭과 동시에 타사 브랜드와 흡사한 제품을 출시해 곤경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본인의 능력으로 사업을 일궈나가기 보다는 ‘오너3세’로서 경영 환경에 참여하다보니 이렇다 할 경영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호텔신라, 공정위 단골손님?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일 롯데, 호텔신라,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의 객실요금담합 및 웨딩요금 담합 의혹과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하루 숙박료가 대체로 20~25만원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담합을 통해 비슷한 요금을 책정한 것인지 조사 중에 있으며 결혼 비용 또한 수천만 원에서 억대로 비슷한 수준을 보여 검토대상에 포함됐다.

사실 공정위의 호텔신라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달 신라면세점이 국내외 면세점 입점업체에게 차별된 판매 수수료를 적용해 공정위가 실태조사에 나선 바 있다. 해외브랜드는 30~40%를 적용한 반면, 국내업체에는 40~60%의 수수료를 받은 것.

이에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호텔 신라가 성장하는데 ‘오너의 딸’이라는 상징적인 효과 외에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보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2009년 전무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호텔신라의 경영을 주도했다. 당시 이 사장이 전무로 올라서면서 2010년 호텔신라의 매출은 1조4천524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19.7%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경영성과라기 보다, 환율과 해외 관광객 수 증가 등 외부요인 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10년 중국인과 일본인 중심의 외국인 입국 수요가 확보되고 내국인 출국자수가 늘면서 면세점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원은 “면세점은 환율과 외국인 효과가 크다”며 “2009년 하반기에는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들이 쇼핑하기 좋아진 조건이 조성돼 면세점들이 덕을 본 격”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타사제품 베끼기 까지

이 부사장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이 부사장이 국내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를 3년간 준비해 야심차게 출범시켰지만 타사의 한 디자인을 베낀 것으로 밝혀지면서 굴욕을 맛봤다.

당시 에잇세컨즈는 영업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픈 3시간 만에 물건이 동이 나는 등 업계의 우려를 한방에 날리는 듯 했다.

하지만 론칭 1주일도 지나지 않아 국내 브랜드인 ‘코벨’이 에잇세컨즈의 양말과 자사의 양말이 흡사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코벨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제일모직의 야심작, 에잇세컨즈가 코벨의 제품을 불법 복제하였음 알린다”며 “포장을 제외한 컬러, 재질, 디자인, 디테일 등 모든 요소가 코벨 삭스와 99%가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잇세컨즈는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고, 곧바로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유명한 해외 브랜드 유치에만 신경 써 본인만의 창의적인 사업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며 “에잇세컨즈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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