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계열사 지분매입 막대한 차익 얻어


3세대 회사기회유용과 일감몰아주기 승계


현대자동차그룹은 2000년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됐으며, 2001년 4월부터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지배주주는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의 2남인 정몽구이고, 동일인이 자연인이 아닌 집단들을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자산총액이 큰 기업집단이다 (2012년 4월 2일 기준). 자동차와 철강제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으나 금융, 물류, 건설, 광고업으로 점차 그 사업영역을 확장해 현재 총 6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2012년 4월 기준). 2011년 3월에는 구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되찾기 위한 명분으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가 현대건설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소유지배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현대자동차 → 기아자동차 (33.75%) → 현대모비스 (16.88%) → 현대자동차 (20.78%)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라고 할 수 있다.
 

장부가 기준으로 다른 계열사 출자금액이 가장 큰 계열회사는 현대자동차 (14.4조원), 현대모비스 (6.5조원), 기아자동차 (6.2조원)이다. 2012년 4월 현재 4개의 금융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지분승계>

1세대(정주영)에서 2세대(정몽구)로의 지분승계

고 정주영은 1980년 후반부터 본인이 보유한 지분 또는 계열사의 지분을 2세들이 매입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승계했다. 이 과정에서 2세들은 막대한 상장차익 또는 합병차익을 얻었다.
 

1991년 1월 국세청 세무조사결과에 의하면, 1986년 11월 한국도시개발과 현대산업개발이 합병하기 하루 전날,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정몽구에게 주당 500원에 양도했으며, 정몽구는 합병차익을 크게 얻었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정몽구가 173억 원의 부당소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106억 원의 소득세를 추징했다.
 

또한, 1991년 10월 국세청은 현대그룹 지배주주 일가의 주식이동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수행했다. 당시 세무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정몽구는 1988년 상장 예정이었던 3개의 계열사(현대정공,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강관) 지분을 다른 계열사(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정공)로부터 매입해 700억 원 규모의 상장차익을 얻었다. 이러한 변칙적인 주식거래로 인해 정몽구는 소득세 및 증여세 등 407억 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고 정주영은 사망 전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으며, 미매각분은 가족들이 상속받은 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했다. 고 정주영의 상속재산은 약 700억 원이며, 상속세는 300억 원이었고 정몽구는 종로구 청운동 자택을 상속받았다.
 

3세대(정의선 등)의 보유주식 및 투자수익
 

현재 정의선 등 4남매와 그 배우자가 보유한 계열회사들의 지분가치는 총 2조5천6백5십7억7백만 원이다. 이중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정의선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9.4%나 된다. 또, 4남매와 그 배우자 지분의 합계는 정몽구의 지분가치 6조6천5백4십8억1천7백만 원의 38.55%에 해당되어 아직 지분승계를 위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선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무려 290%의 연평균 투자수익을 거뒀고, 그 밖에 본텍으로부터 연 148%, 이노션으로부터 연 127%의 투자수익을 얻었다. 지분을 보유한 모든 계열사 지분을 고려할 경우 연 125%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성이도 이노션으로부터 연 127%, 정명이와 정태영은 현대커머셜로부터 연 40%의 투자수익을 얻었다. 신성재는 삼우로부터 연 104%의 투자수익을 얻었다. 정의선의 비중이 큰 관계로 3세 전체의 연평균 수익률도 연 125%로 나타났다.
 

정의선은 2010년 말 현재 8개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현대엠코, 이노션, 현대위스코, 현대오토에버, 기아자동차, 서림개발, 현대자동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였던 본텍의 지분은 2005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기아자동차 지분은 1.73%에 불과하고 현대자동차 지분도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아직도 지분승계를 위해 필요자금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금마련은 개인회사를 설립한 후 기존 핵심 계열사들의 기회를 유용하거나 이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일감을 받아 주식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의 주식보유 기업 중 지분가치가 가장 큰 회사이다. 2001년 2월 운송 및 복합물류사업 회사로 설립되었는데 설립 원년에는 정의선이 59.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04년 지분 20%를 Whilh. Whilhelmsen ASA에 매각하여 지분이 39.85%로 하락했다.
 

그러나 2005년 상장과 함께 일반공모를 함에 따라 지분이 31.88%로 추가 하락했다. 2001년과 2002년 각각 15억씩 출자했으나, 2003년 출자금 이상의 현금배당 (약 60억 원)을 받았고, 2004년 지분매각으로 850억 원의 수입을 얻었다. 2005년 12월 상장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라 2010년 말 현재 지분평가액은 1.78조 원에 달한다.
 

내부수익률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현대글로비스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무려 290%이다. 이는 투자액의 가치가 매년 거의 3배씩 불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놀라운 수익률이 가능했던 것은 현대글로비스와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엠코는 정의선의 주식보유기업 중 그 지분가치가 세 번째로 큰 회사이다. 현대엠코는 2002년 설립된 건설사업자로 현대차그룹의 본사건물, 공장 등 건설로 출발하여 현재는 아파트 건설까지 그 사업을 확장했다. 설립된 2002년에는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들이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었으나, 2004년 정의선이 현대글로비스로부터 25.06%의 지분을 주당 109,673원에 매입했고, 2005년 주당 5000원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지금까지 보유 중이다.
 

내부수익률 (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현대엠코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25%이다. 건설경기 불황을 감안할 때 연평균 25%의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이러한 수익률은 계열회사와의 내부거래 때문이다.
 

이노션은 2005년 설립된 광고회사로 정의선 (40%), 정성이 (40%), 정몽구 (20%)가 설립 이래 지금까지 주식 전량을 소유하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주식배당으로 주식수가 증가했다. 설립 당시 정의선의 출자금은 12억 원이었는데 3년만인 2008년 현금배당을 통해 전액 회수했다. 내부수익률 (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이노션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127%이다. 이렇게 높은 투자수익률은 계열회사와의 내부거래로 인한 것이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설립 당시 중고자동차 매매를 주요 사업목적으로 했으나 그 후 SI(시스템통합)업체로 성장하여 그룹 계열사의 IT 시스템 구축, 관리하는 것을 주요 영업활동으로 하고 있다. 정의선은 설립 당시 10억 원을 출자했고, 그 때의 지분 20.1%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9년 10억 원의 현금배당을 수령함으로써 당초 출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내부수익률 (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현대오토에버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41%이다. 이렇게 높은 투자수익률은 계열회사와의 내부거래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현대위스코는 차량부속단조품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74년 설립됐으며, 1997년 화의절차를 거쳐 2001년 현대위아 등이 지분을 인수하여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회사가 됐다. 정의선은 2003년 현대위아와 다이모스로부터 57.87%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 지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부수익률(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현대위스코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98%이다. 이렇게 높은 수익률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 기인한 것이다.
 

본텍은 1983년 설립됐으며, 기아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해왔으나 기아자동차그룹이 부도나자 1998년 화의절차, 1999년 기업구조조정조합의 지분 인수, 2000년 기준 주식의 1/200 감자가 있었고, 2001년 유상증자 때 기아자동차 등이 지분을 인수하여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회사가 됐다. 정의선도 이 때 직접 30%, 글로비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30% 지분을 인수했다. 2005년 지멘스에 직접지분 30%를 전량 매각하여 555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내부수익률 (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본텍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무려 148.3%이다. 투자수익률 계산에 있어서 글로비스를 통한 간접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러한 놀라운 수익률이 가능했던 것은 본텍과 계열회사 간의 내부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는 정의선의 주식보유 기업 중 그 지분가치가 두 번째로 높은 회사이다. 2005년 2월부터 11월까지 4차례의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취득했는데 2004년 글로비스 주식 매각대금과 2005년 7월의 본텍 주식 매각대금이 중요한 재원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에는 156,831주에 대한 신주인수권부사채 (BW)도 매입했다. 행사가격은 주당 6880원이다.내부수익률 (IRR) 방법을 통해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면 기아자동차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28%이다.
 

<참고 : 내부수익률(Internal Rate of Return, IRR)이란 어떤 투자에 대해 투자기간 동안의 현금수익 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합한 값이 투자지출과 같아지도록 할인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향후 승계 방향>

지분승계

2012년 3월 23일 기준으로 정몽구의 보유지분 가치는 약 9.7조원으로 이를 정의선에게 증여·상속할 경우 세금 부담이 매우 크다. 특히 그룹 지배권의 근간인 현대자동차 5.17%, 현대모비스 6.96%, 현대제철 12.52%는 정의선의 지배하에 있어야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지분을 증여·상속받기 위해서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0년 말 현재 정의선의 보유지분 가치는 약 2.4조원이다. 결국 증여·상속세 자금마련을 위해 정의선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사업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유지분의 현금화를 위해 계열사들의 상장 또는 상장사와의 합병도 예상된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하면 성실공익법인은 계열회사 주식을 10%까지 취득할 수 있다. 정몽구 소유의 주식을 정의선 등 자녀에게 전부 상속하는 경우, 상속세 부담이 크므로 일부 지분의 경우 공익재단을 활용하여 증여·상속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재단은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이 유일하다. 이 재단은 정몽구가 기부한 4000억 원 상당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324만주 중에서 141만주를 현금화하고 2011년 8월말 현재 183만주(4.88%)를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가 추가로 3.51%의 지분을 기부할 예정이며, 재단은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재단이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해도 지배권에 큰 영향이 없다.
 

정몽구의 그룹 지배권 행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주식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지분이다. 이 지분이 상속되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하락한다면 지배주주 일가는 경영권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즉,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으로 정몽구 회장의 지분율을 최대한 확대시킨 후 자녀들에게 증여 또는 상속할 가능성이 있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다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중 하나의 회사가 지주회사 부문과 사업회사 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순환출자 구조를 해체하기 위하여 손자회사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을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부품계열회사 등 현대자동차 등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여야 한다. 한편,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들은 일반지주회사도 금융자회사 (또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큰 어려움 없이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의 순환출자체제를 유지하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으므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경우, 많은 법적 규제를 받기 때문에 경영상 유인도 없다. 따라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발적으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지는 미지수이다.
 

정의선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정점으로 소유지배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정몽구의 현대모비스 지분 일부를 현대글로비스가 매입하고, 또 일부는 정의선이 상속을 받는다면, 현재의 순환출자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의선이 별도의 지분승계 없이 그룹 지배권을 장악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글로비스는 더욱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의 육상운송뿐만 아니라 유코카캐리어의 해운사업부문을 단계적으로 인수하여 해상운송까지 그 사업을 현재 확장하고 있다. 또한, 현대제철의 원재료인 철광석 등의 해상운송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경우 현대글로비스 이외의 지분은 그룹 지배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현대엠코 지분의 경우, 현대건설 및 그 자회사에 합병시키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노션은 상장을 통해서 현금화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승계

정의선으로의 경영권 승계는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은 이미 35세인 2005년 기아자동차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어 2009년까지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08-2009년은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로서 사장). 현재는 현대자동차의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제품 디자인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고, 이로 인하여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정의선의 이러한 경영활동에 대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불법승계와 관련하여 민·형사 사건에 피고로 연루된 것이 없는 것도 경영권 승계를 용이하게 하고 있다.
 

금융계열사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HMC투자증권, 현대커머셜)은 정태영이, 현대하이스코는 신성재가 경영권을 승계했다. 하지만, 지분승계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어서 경영권을 앞으로도 계속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정몽구는 고 정주영의 실질적인 장남으로 조카들을 챙겨주고 있다. 형 고 정몽필의 장녀인 정은희의 남편 주현이 현대아이에이치엘을, 동생 고 정몽우의 장남인 정일선이 현대비앤지스틸을 경영하도록 했다. 현재 정은희 부부(10%)와 정일선 형제(4.98%)는 해당 회사의 지분을 미미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확고한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이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의 설립하며 시작됐고, 한때 가장 큰 기업집단이었으나, 1999-2002년 동안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그룹 등으로 계열분리 됨에 따라 그 규모가 축소됐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사후 그 부인인 현정은이 지배하고 있다. 한편, 7남인 정몽윤은 현대해상 화재보험을, 8남인 정몽일은 현대기업금융(현대중공업그룹 소속)을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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