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익증가 확실한 종목 제한적 매수”
코스닥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면서 봄꽃이 만개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의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잦은 조정을 통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 이에 코스닥의 상대적 저평가 상태가 부각되며 반등 기대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가격메리트뿐만 아니라 실적모멘텀도 점차 강화될 전망.
대형주만 골라 담던 외국인도 상승부담이 큰 종목대신, 실적 기대감이 유효한 반면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에 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 흐름 끝에 하방경직성이 확보되면서, 중소형주의 비중 확대에 나설 시기라는 합의점에 다다른 것이다.
대형주 독식장세 ‘탈피’
지난달 대내외 경기둔화 우려와 저조한 실적 전망 등의 영향으로 기관이 대규모 펀드환매에 나섰다. 이는 대부분 코스닥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지난12일까지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6조1000억원 이상 환매됐는데, 환매대상 대부분이 중소형주에 집중되면서 수급부담을 가중시켰고,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신용융자비율 축소 조치를 단행하면서, 신용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닥의 수급악화가 가중돼 중소형주는 더욱 된서리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에서 지수 반등시기가 가까워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계속된 코스닥시장의 약세흐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1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ADR(등락비율)은 각각 69%, 66%까지 하락하며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낙폭이 컸던 코스닥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볼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ADR이 70% 이하로 하락 시,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며,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ADR은 대부분 70%를 지지선 삼아 상승 반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코스닥기업의 이익이 2분기 이후 개선되면서 주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는 진단이다.
코스닥 시장 내 기업들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실물경기가 살아나면서 올 4분기에는 전년대비 87.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의 성장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닥시장이 침체를 벗어날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띄게 되더라도, 선별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중소형주의 큰 변동성에 주의해 이익모멘텀이 확실한 종목을 골라내야 한다는 것.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 반등 초기에는 주가가 함께 오를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종목은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이익증가가 확실한 종목으로 주식매수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6월 중소형주 강세 반복
한편 코스피대비 수익률 부진 정도가 심화됐다는 측면에서도, 코스닥지수가 짧은 기간 동안 많이 떨어진 만큼 오를 때가 됐다는 전망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가 10%이상 벌어진 경우 이후 중소형주식이 단기반등하며 수익률 키 맞추기 과정이 진행됐다”며 “이는 시황과 특징이 다른 각각의 경우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대형주대비 수익률 괴리도가 10% 이상일 때, 항상 2~3개월 이내에 단기 반등하며 수익률을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과도한 낙폭으로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졌으며, 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시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주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전통적으로 5~6월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우월했던 점도 스몰캡 반등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과거 10년 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상대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5~6월 중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우월했다”며 “대형주보다 평균 2.7%포인트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시즌 이후에는 중국 신성장 산업 수혜주, 자동차·IT의 성장에 동반하는 기업, 신제품 출시 등 각종 이벤트로 주가변동이 예상되는 기업, 낙폭과대 실적우량주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중소형 황금비율을 찾아라
성장성이 담보된 중형주와 더불어 잠재력을 지닌 소형주의 적절한 비중조절이 중요하다는 전략도 제시됐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유망해 보이는 산업을 선정하고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가능성이 엿보이는 신인 유망주를 적절한 비중으로 분산하여 투자하는 방식도 충분한 성공가능성이 있다”며 “대형 기업과 경쟁하는 관계로 보기 보다는 함께 보완하는 형태로 묶어 투자 한다면 대형스타급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망이 밝은 산업으로는 반도체 소재, 바이오기기, 검사 및 자동화를 꼽았다. 대표적 반도체 소재 기업 제일모직-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디엔에프, 바이오기기의 대표격인 씨젠-유망주 바이오니아, 검사 및 자동화 장비의 대표주 고영-최근 고성장세의 하이비젼시스템 및 인텍플러스 등의 조합을 추천했다.
이밖에 유진투자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17개 중소형주를 분석해, 추천종목을 추려냈다. 비에이치ㆍ플레스컴ㆍ와이솔ㆍ옵트론텍ㆍ이녹스 등 총 5개 종목의 향후 3개월 수익률이 양호할 것이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