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산업엔 긍정적이나 저유가 기조 오래될

[애플경제] 핵개발로 인해 야기된 이란의 경제제재가 드디어 풀렸다. 유엔안보리의 결의안에 따라 진행됐던 이란의 경제제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과 EU가 대 이란경제제재를 해제했다.

이로써 그간 제한적이던 이란과의 교역이 자유로워지고 투자금 송금 등의 자본거래도 할 수 있게 됐다.

이란은 중동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주요한 석유 생산국 중 하나다. 2012년도 BP(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지역 2위, 전세계 생산량의 42%에 달한다.

원유 매장량도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3위(2013년 기준 코트라 발표)이며  확인된 매장량만 해도 1540억 배럴에 달한다. 천연가스량은 30조 입방미터로 매장되어 있어 세계 1위이다.

8천만 인구의 이처럼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란이지만 경제제재에 따라 개발을 위한 기술도입이 늦어져 노후화된 유전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제재해제로 인해 이란의 인프라시설에 대한 투자가 기대돼, 우리 건설업계가 오랜만에 활기를 띌 전망이다. 제재해제로 우리기업의 SOC(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 건축 등의 사업수주도 기대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SOC, 건설, 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수출시장 확대 및 원유수입 다변화 등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트라에 따르면 앞으로 이란에서 진행될 건설·플랜트 프로젝트 규모는 약 1,600억 달러(한화 193조 6천억 규모)이다.

메리츠증권의 김형근 연구원은 향후 5년 간, 이란의 건설발주를 약 1,800억 원에서 2,100억 불 사이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발주 가능한 규모도 877억 달러선이다.

대 이란 제재 전 우리나라 건설사의 이란 수주액은 2009년 기준  약 25억 달러(한화 3조 250억)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 같은 경우, 2009년 제재 전 이미 수주해놓은 공사들도 남아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GS건설 같은 경우 2009년 이란 가스전 South Par 9-10단계 공사 완공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South Par 6-8단계를 수주한 바 있으나 경제제재로 무산됐다. 대림산업의 경우 공사 중단 3개 현장을 보유중이며 수주잔공은 5,300억 원이다.

이처럼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로 인해 침체기였던 건설산업에 다시 한 번 활력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수혜산업으로는 자동차, 조선, 철강, 화장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다. 이란의 정유생산 능력이 높아질 수록 여타의 중동국가들의 사정은 나빠진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NYMEX에서 WTI(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29.42달러로 거래마감됐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26.34달러, 브렌트유도 배럴당 28.94달러로 장을 마쳤다.

금번 이란 경제제재 조치로 이란의 정유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면 배럴당 1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껏 저유가는 호재로 여겨졌다. 원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선 기업들의 원가절감으로 인해 제품값 하락 등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유가하락이 아닌,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신흥국 경제에도 타격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신흥경제국들에 대한 수출이 저하되면서 우리수출에도 적색신호등이 켜진 셈이다.

아울러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신흥국에 대한 자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생산 경쟁으로 재정이 악화된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오일머니의 회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OPEC감산 합의 실패와 더불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종파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원유 생산량 감산의 합의점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저유가 기조로 인해 외국인의 국내 증시이탈도 가속화되면서 우리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403조 1,218억 원, 전체 주식시장 중 28.71%로 2009년 8월 18일 이후 최저치다. 현재 외국인은 지난 6일 시간외 거래를 제외하고서는 30거래일 째 순매도중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번 경제제재 해제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의 신환종, 한광열 연구원은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금번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가 "다자간 제재가 아닌 미국 등 국가별 제재는 아직 해제되지 못하고 있으며, 제재가 해제된다 해도 차후에 이란이 협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이 있어 해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시장 개방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과는 달리 이란의 국제시장 복귀는 원유 시장과 함께, 가뜩이나 혼란스런 글로벌 금융시장, 신흥국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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