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위안화 절하로 맞서

[애플경제=장가람 기자] 지난 11일 중국 인민은행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위안화 환율에 대한 관찰은 통화 바스켓을 바라봐야한다'라는 글이 주목을받고 있다.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는 와중, 위안화 환율지수를 달러 고정에서, 유로화나 엔화 등 13개 주요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달러화 위주의 환율 결정방식에서 벗어나 13개국 통화가치를 토대로 가중평균할 것이라 밝힌 것, 사실상 위안화 절하 움직임이다. 중국인민은행이 이날 공개한 중국외환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새 지수의 통화 바스켓 비중은 달러 26.4%, 유로 21.4%, 엔화 14.7%로 구성됐다. 바스켓 비율은 중국 인민은행에서 수시 변동할 수 있다.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중국 입장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달러에 연동된 위안화 가치도 상승하기 마련이다. 싼 값에 대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중국 입장으로선 위안화 가치 상승이 이미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중국 경제에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 방식을 달러 고정에서 벗어나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G2 양강의 화폐 전쟁이 발발하면 신흥국들의 경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 Fed의 회의는 15일부터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0.25% 금리를 인상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년 만의 일이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달러 유출은 시작됐다. 원자재 값 하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라질과, 기업들의 달러 부채비중이 높은 터키, 말레이시아 등은 미국 금리 인상 시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신흥국들의 화폐도 동반 하락하게 된다면, 대체로 달러로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상환 부담이 심각해질 전망이다. 화폐가치 하락에 시름이 깊은 신흥국들의 경제에 큰 짐을 떠안게 되는 셈.
이미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을 앞두고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연일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1,200조 원이나 되는 가계부채도 금리인상을 앞두고 시한폭탄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절하까지 이어진다면 저점을 기고 있는 우리 수출경쟁력에 더욱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모두들 난색을 표하는 2016년 글로벌 경제에 맞춰, 우리경제도 미국 금리인상과 위안화 절하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