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연구기관, 미․중․일․EU 등과 비교…“미국 전반적 우위 속 각국 분야별 각축전”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로봇공학, AR/VR, 모빌리티 분야의 투자가 확대되고 첨단제조, 나노기술, 모빌리티, 산업 생명공학 분야의 R&D를 통해 특허를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과하기술정보통신부 연구기관인 글로벌과학기술정책정보 서비스(S&T GPS)는 최근 연구를 통해 “D.N.A(Data, Network, AI) 창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핵심 기술 분야의 우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5개국을 대상으로 IT와 디지털기술 등 첨단 기술 수준을 비교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첨단 기술 특허 점유율에서 GDP나 인구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강세 속 일본 ‘포토닉스’‧중국 ‘로봇공학’ 우수
미국은 빅데이터, 나노기술, 산업생명공학, 보안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고, 첨단소재, 포토닉스, 마이크로나노전자는 일본, 첨단제조는 유럽, 로봇공학 분야는 중국의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한국은 빅데이터 특허기술이 가장 많았고 마이크로나노전자, 인공지능, 포토닉스, IoT, 첨단소재, 보안, 산업 생명공학, 로봇공학 등의 순으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즉 빅데이터와 마이크로나노전자, 인공지능, IoT, 포토닉스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 특허 등록 비교, 기술 수준 측정
각국의 기술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이번 연구는 주로 국제특허 등록 결과를 비교했다. 이 는 기술 트렌드를 추적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로서 WIPO PCT 특허, 유럽 특허청 특허 등을 인용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전세계 빅데이터 특허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또 나노기술, 산업 생명공학, 보안 분야에서 전체 특허 중 가장 높은 특허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에 포토닉스, 첨단소재, 마이크로나노전자 분야에서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EU의 경우는 첨단제조 기술과 IoT,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보안, 나노기술, 포토닉스에서도 기술 특허가 많았으나 일본에겐 뒤처진 상태로 나타났다.
또 로봇공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에서 EU는 미국과 중국보다 특허가 적었고 마이크로 나노 전자 분에서 뒤쳐져 미국, 중국, 일본보다 점유율이 낮았다. 이에 비해 중국은 로봇공학, AI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마이크로나노전자분야에서 미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에 산업생명공학, 첨단소재, 나노기술, 모빌리티 분야에선 저조한 편이었다.
일본, IoT‧빅데이터‧보안‧AI 분야 뒤떨어져
일본은 미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첨단소재, 마이크로 나노 전자, 포토닉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IoT, 빅데이터, 보안,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특허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성장의 속도면에선 중국이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AI, 첨단소재, 마이크로 나노전자, 빅데이터, 모빌리티 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 AI, 산업생명공학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규모에선 EU‧미국이 압도적
한편 이번 연구는 기술 수준을 비교하는 척도로서 주요국들의 펀딩 투자추세를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EU와 미국 모두 인공지능 분야서 스타트업의 규모가 집중되어 있어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안,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마이크로나노전자, 디지털 연결분야 스타트업은 EU가 미국에 비해 훨씬 적었다. 반면에 나노기술, 산업 생명공학과 포토닉스 분야에서는 EU가 미국보다 스타트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서 향후 기술 성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모두 AI‧첨단제조기술‧마이크로 나노전자 투자 많아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자본 투자 누적액수를 보면 EU는 첨단제조, 클라우드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보조금 혜택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인공지능, 로봇공학, 첨단제조 분야에서 보조금을 통한 공공투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기관은 “모든 첨단기술의 평균 민간 투자 금액은 미국이 EU보다 높으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펀딩 라운드’ 점유율을 보면 각국 모두 인공지능, 첨단제조기술, 마이크로 나노전자 분야의 투자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보안, 인공지능, 마이크로나노전자, 첨단제조 분야의 투자가 높으며 EU는 인공지능, 마이크로나노전자,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순서로 투자가 집중됐다. 이에 비해 한국, 일본은 인공지능, 첨단제조 기술 분야가 가장 많았으며 중국은 인공지능, 마이크로나노전자, 첨단제조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IoT‧블록체인‧디지털연결 등 모든 분야 고르게 투자
한편 한・중・일 3국의 지난 10년 동안 16개 첨단기술에 대한 펀딩 유치 금액을 보면 기술 분야별로 각기 주력 분야가 차이났다. 한국은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디지털연결 등 모든 분야에 고르게 투자를 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디지털 연결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고 중국은 디지털 연결, 마이크로 나노전자, AI 등 순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적어도 이것만을 놓고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는 IT와 디지털강국으로서 면모가 뚜렷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는 평가다.
중국 첨단기술 수출 두드러져
IT, 디지털 분야의 수출 현황을 보면 전반적으로 중국의 첨단기술 수출 실적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첨단제조, 로봇공학, 마이크로나노전자, 보안 기술을 제외한 부문에서 세계 1위에 랭크되고 있다.
일본은 첨단제조, 나노기술, 첨단소재 관련된 모든 제품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 한국도 사이버보안, 포토닉스, 마이크로나노전자 및 나노기술 관련 분야에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대부분의 첨단기술 분야에서 EU보다 수출 점유율이 낮았으나 첨단제조 부문에서 수출이 많았다.
그러나 이 기관은 “한국은 나노기술 분야에서의 뚜렷한 수출 흑자를 제외하면 포토닉스(80% 이상)와 산업생명공학 및 모빌리티(50% 이상) 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