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컴퓨터 연산능력으론 한계’, 각국 실용화 위한 연구에 박차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여 양자컴퓨팅 기술을 컴퓨터의 기계학습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활용을 위해 딥러닝(Deep Learning)을 포함한 기계학습 방법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많을수록 기계학습 효과가 증가하나 계산 시간 역시 급증하므로 보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요구된다. 양자 컴퓨터는 이런 수요에 가장 잘 부응할 만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주요국마다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컴퓨터 기계학습에 적용, 속도와 연산능력 향상
특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컴퓨터 처리속도와 계산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렬·분산 처리 시스템 개선이나, 양자컴퓨터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자컴퓨터는 컴퓨터 기계학습을 위해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주어진 입력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내부 변수를 문제해결에 적합하게 변화시켜 컴퓨터가 직접 학습하는 효과를 얻도록 유도하는 알고리즘을 적절히 산출하고 소화해낸다.
본래 양자컴퓨터는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기본 동작 원리로 사용하는 연산장치를 특징으로 한다. 이때 특정 연산에 대해 기존 컴퓨터 성능을 월등히 뛰어넘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그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오래도록 지속되어 왔다. 최적화(Optimization) 문제, 즉 대규모 트래픽 분석이나, 신약 및 신소재 개발, 양자화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활용 금융 서비스, 암호학, 정보보안 등을 망라한다.
‘무어의 법칙’으로 양자컴퓨터 중요성 부각
양자컴퓨터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으로 인해 기존 컴퓨터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기존 컴퓨터로는 더 이상 이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팅 기술이 더 이상 이론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실현 및 상용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의 미래 전략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등 ‘미래 10대 기술’로 선정
MIT, 세계경제포럼, 가트너 등 해외 주요 시장 및 기술 분석 기관들이 최근 양자컴퓨터를 10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그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향후 5년 간 양자컴퓨터 핵심 원천 기술개발과 양자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 응용분야를 모두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단 양자역학적 특성을 이용한 연산이 한층 우월하고 효율적인 분야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IT분야의 경우 기계학습 연산속도 개선이나, 고속 이미지의 인식 등에 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의 경우 ‘D-Wave Systems’ 등과 같이 이미지 인식을 정확하게 하는 기능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IT, 금융 분야에서 특히 요긴하게 활용
양자컴퓨팅은 특히 금융 분야에서 가장 요긴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의 발전과 함께 금융데이터에 대한 투명성이 강조되고, 접근이 한층 쉬워지면서 보다 세밀한 정량적(Quantitative) 금융 분석이 가능해지고 있다. 즉, 포트폴리오 최적화, 금융상품 프라이싱(Pricing), 정량적 리스크 측정 등에 동원되는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 기법들이 그런 것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장시간 연산이 요구되며,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에 의한 연산속도 개선과 이로 인한 문제 해결에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크다.
이미 IBM은 최근 자체 개발 양자알고리즘을 이용한 ‘VaR’, ‘ES(Expected Shortfall)’ 등 정량적 리스크를 측정하고 계산하는 속도를 개선한 바 있다. 연산속도 개선은 시행횟수 증가에 따른 보다 정교한 리스크량 측정뿐만 아니라, 시간 제약의 한계로 반기나 분기별로 실시하던 주요 리스크 모니터링 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또 시나리오 분석 등의 주기를 짧게 하여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선제적 대응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