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은행, 증권 등 금융서비스 정상화 촉구, ‘무선 완전 복구, 일주일 걸려’

사진은 화재에 대해 ‘사과문’을 올린 KT 홈페이지
사진은 화재에 대해 ‘사과문’을 올린 KT 홈페이지

어제 KT 건물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로 은행, 카드, 증권 등의 금융서비스가 곳곳에서 마비돼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월요일 아침까지 각종 금융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곳곳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적지 않다.
이에 금융당국은 어제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KT건물 화재 사고와 관련해 금융서비스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감독원, 은행, 카드사 등과 협력해 국민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신속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서울 충정로 KT건물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 일대 통신 장애가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서대문과 마포, 용산, 은평, 중구 일대 등지에서 유·무선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인터넷, IPTV 서비스를 비롯해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식당 등지의 카드 단말기에서 장애가 이어지고 일부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도 작동이 안 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 때문에 지하철 2호선 홍대역 등 주말에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곳에선 때아니게 공중전화 앞에 긴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마치 1980년대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중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는 카드결제가 먹통이 되면서 차단기가 열리지 않아 30분 가량 주차장에 갇혀 있었다는 등의 제보도 이어졌다.
또 서대문의 대형병원 응급실은 통신망이 끊겨 건강보험 접수가 이뤄지지 않아 진료가 지체되기도 했다. 경찰 출동 지령도 원활하지 않아 무전을 사용해야 했고, 지하철 시스템도 가동이 중지되었고, KT휴대전화가 안 되는 바람에 공중전화 박스가 북새통을 이루곤 했다.
각종 음식 배달업체들도 통신망이 끊기면서 배달업무가 불가능해지자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밖에도 통신망 장애로 인해 마치 수 십 년 전의 세상으로 돌아간 듯한 대혼란이 빚어졌다.
한편 KT는 25일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해 통신장애 피해를 본 고객에게 한 달치 요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밝혔다. 감면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이다.
KT는 감면 대상 고객을 추후 확정해 개별 고지할 예정이다. 무선 고객은 피해 대상지역 거주 고객을 중심으로 보상할 방침이다.
KT는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은 별도로 검토할 것"이라며 "사고 재발방지와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복구작업은 어제 저녁 6시 기준으로 무선은 63%, 인터넷 회선은 97%까지 진행됐다.
무선 복구는 26일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소실된 광케이블과 회선까지 복구하려면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지 기자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