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지문인식 위치, 허술한 안면인식

[애플경제]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 S8은 21일 글로벌 출시를 앞둔 가운데 예약 판매만 55만대를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유감스러운 일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선 안면인식은 지난 3월 말 아이디바이스헬프, 더 버지 등 외신을 통해 보안성의 허술함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아이디바이스헬프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사진 한 장으로 S8의 잠금을 손쉽게 해제 시킨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안면인식 기능을 보안보다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안면인식의 자체 기능은 추후 딥 러닝 기술을 발전해 개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개선안 역시 업계에서는 안면인식 사용 시마다 데이터 통신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통신요금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내비쳤다.
안면인식 외의 다른 보안 기능 역시 S8의 평가에 흠집을 낼 여지가 있다. 바로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S8의 지문인식 센서가 후면에 위치한 이유는 삼성이 S8의 최대 강점 중 하나로 꼽은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베젤(테두리)을 최소화시킨 S8의 전면부엔 기존의 지문인식 센서를 위치시킬 수 없었고,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센서를 적용하는 기술은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센서를 후면으로 이동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 후면조차 하단부 대부분을 배터리가 차지해 카메라 주위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

이 위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지문으로 인해 카메라 렌즈가 지속적으로 오염되는 탓이다. 1200만 화소를 갖춘 S8의 후면 카메라 자체는 기존 S7에 비해 큰 발전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이미지 신호 처리 알고리즘이 개선돼 또렷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는 선명함이 S8의 최대 장점임에 불구하고 지문이 렌즈에 자주 묻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 그 장점을 퇴색시킨 셈이다.
기술문제로 인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나, 이는 소비자 니즈 역시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 전문 IT 매체 샘모바일이 '삼성은 갤럭시S8 지문인식 센서를 어디에 뒀어야 할까?(Where should Samsung put the fingerprint sensor?)'는 이름으로 4779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3723명(78%)은 ‘늘 그랬듯 전면에(On the front where it has always been)’, 828명(17%)은 ‘다른 회사들처럼 후면에(On the back like a lot of other companies)’라고 대답했으며, 삼성이 선택한 위치는 단 5%에 불과한 227명이다.
한편, 지문인식 센서 문제는 앞으로도 개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안면인식의 경우는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지문인식 센서는 기능을 비활성화 시키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렌즈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안드로이드 센트럴 등의 외신에 따르면 S8은 지문인식을 활성화한 경우 카메라 실행 시 렌즈를 닦아줘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팝업시킨다. 이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이미 렌즈가 지문인식 센서를 통해 오염될 가능성을 인지한 채 S8을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삼성전자가 제시한 3가지 보안수단(홍채인식, 안면인식, 지문인식) 중 다른 기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 제대로 보안 성능을 발휘할 기능은 홍채인식 하나뿐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