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컴퓨터가 ‘현실적인 시간’에 해결 못하는 문제 처리 능력”
구글 등 일부 기업 ‘달성’ 주장에 IBM 등 ‘우위 조건 미비’ 부정
IBM “12개월 내 ‘양자 우위’ 실현, 수 년 내 양자컴퓨팅 상용화”
[애플경제 전윤미 기자] 양자컴퓨팅 상용화의 관문이라고 할, 이른바 ‘양자 우위’ 달성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구글은 지난 2019년 이를 달성했다고 공표했으나 그 신빙성을 두고 여전히 논란 중이다.
특히 2025년 들어 “‘윌로우’ 칩의 ‘퀀텀 에코스’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BM은 “노이즈·불완전성, 검증 가능성, 전형성, 견고성, 유용성 등 (양자우위의) 필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애초부터 이를 부정했다. 중국 역시 2020년 광자 기반 보손 표본 추출로 ‘양자 우위’를 확인했다곤 하나, “프로그래밍 불가” 등 한계가 지적되었다.
‘양자 우위’는 기존 컴퓨터가 ‘현실적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양자 컴퓨팅의 역량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를 달성했다고 주장한 구글이나, 디웨이비는 모두 진정한 ‘양자 우위’에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노이즈·불완전성’ 등 양자 우위 불발”
그런 가운데 이번엔 구글의 양자 우위를 부정했던 IBM이 나섰다. 이 회사는 “12개월 안에 ‘양자 우위를 달성 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양자 컴퓨팅 상용화는 불과 몇 년 안에 실현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나섰다.
IBM은 수십 년 동안 양자 컴퓨팅을 개발해 왔다. 수 년 전부턴 “산업계를 혁신할 만한 양자 컴퓨터가 곧 상용화될 것”이라고 예고하곤 했다. 심지어는 “향후 3~5년 안에 특정 산업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에 대한 투자 수익률(ROI)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앞서 HSBC는 IBM과 협력, 거래용 새로운 머신러닝(ML)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매수 및 매도 가격 예측을 개선하여 마진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IBM은 HSBC의 1년 치 데이터를 수집하고 ’특징 선택‘을 위한 양자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는 데이터 세트에서 가장 관련성 높은 측면을 강조하여 모델 성능을 개선하는 프로세스다.
그 결과 IBM과 HSBC는 테스트에서 성공적인 거래가 34%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양자 알고리즘이 비즈니스 성과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꼽힌다. IBM은 은행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양자 컴퓨팅을 적용할 계획이다.
IBM ‘최대 120개 큐비트 연결, 처리’
IBM의 최신 양자 로드맵의 핵심은 최대 120개의 큐비트를 연결,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양자 프로세서인 ‘나이트호크’(Nighthawk)다. 이를 통해 전체 복잡성이 30% 향상된다. IBM은 “양자 우위를 확보하고 유용한 양자 컴퓨팅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실행하는 시스템의 성능에 맞춰 문제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IBM은 양자 성능을 '회로당 연산 수(OPC)'로 측정한다. 현재 칩은 5,000개의 OPC를 처리할 수 있다. ‘나이크호크’ 칩은 5,000개의 연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 완료할 수 있는 작업의 복잡성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IBM은 각 큐비트가 ‘두세 개의 큐비트’와 얽히던 ‘칩 레이아웃’을 한층 발전시켰다. 즉 각 큐비트가 ‘네 개의 큐비트’와 안정적으로 얽히도록 하는 ‘칩 레이아웃’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런 새로운 구성은 “격자 구조가 화학 세계의 구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특히 화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IBM은 2028년까지 15,000개의 OPC를 달성, 현재보다 3배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해인 2029년에는 완전한 ‘양자 결함’ 허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계가 되면 IBM의 양자 시스템은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또한 IBM은 ‘룬’(Loon) 칩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대규모 ‘Starling’ 양자 컴퓨터를 통해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1억 개의 OPC로 구동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의 100만 배에 해당하는 연산량, 즉 1 뒤에 0이 48개 붙은 수에 해당한다.
IBM은 “3년 전만 해도 우리가 보유한 가장 큰 머신은 27큐비트였다”면서 “노트북에서 27큐비트 머신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적어도 100큐비트는 넘어서야 세계에서 가장 큰 슈퍼컴퓨터에서도 그 성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게 정설이다. 자체 양자 프로세서인 ‘나이트호크’는 최대 120개의 큐비트를 연결,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 ‘복잡한 선형 방정식 풀어내’
전문가들에 의하면 GPU가 행렬 대수를 푸는 것처럼, 양자 컴퓨터는 복잡한 선형 방정식을 풀어낸다. 기존 컴퓨터는 이 부분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분자 수준에서 자연을 시뮬레이션하는 최적화 작업은 복잡한 선형 방정식과 같다. 즉 ‘전산 유체 역학’을 다루는 선형 대수와 같은 복잡한 집합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 슈퍼컴퓨터로 처리하는 작업 중 일부는 양자 프로세스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양자 컴퓨터는 복잡한 선형 방정식에 가장 적합하며, 현재의 컴퓨터가 능숙하게 처리하는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빅테크를 비롯한 선도적인 기업들은 이미 선형 수학 문제를 염두에 둔 양자 컴퓨팅에 대비하고 있다.
IBM은 블로그를 통해 “하지만 양자 컴퓨터가 양자 프로세서에서 ‘엑셀’(Excel)을 실행할 수는 없다. ‘엑셀’ 스프레드시트에 양자 프로세서가 도와줄 수 있는 특정 수학 연산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양자 프로세서가 그 연산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에 “앞으로 이러한 복잡한 양자 알고리즘을 기존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에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런 과제들을 어느 시점에 해결하느냐에 따라 ‘양자 우위’의 순간도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