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장에서 주주들에게 혼쭐난 네이버가 올 회계연도에는 어떤 성적표를 낼지 주주들은 조마조마하면서 바라볼 것이다. (사진=네이버)
정기주총장에서 주주들에게 혼쭐난 네이버가 올 회계연도에는 어떤 성적표를 낼지 주주들은 조마조마하면서 바라볼 것이다. (사진=네이버)

 

[애플경제 김남주 대기자]주가는 항상 변한다. 단기적 시세의 경우 그때그때 출현하는 악재와 호재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투자자들은 주가흐름을 예측하고 베팅을 건다. 다행히 예상대로 주가가 움직이면 돈을 벌고, 반대면 돈을 잃는다. 다수의 건전한 투자자들은 주식의 내재가치를 보고 투자한다.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 즉 기초체력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한다. 성장성도 보고, 수익성도 보고, 안정성도 따져 본다. 그 결과 대다수는 안전한 대형주를 선호한다. 네이버에 투자자가 몰린 이유이기도 하다. 네이버 주가는 올 초만 해도 주당 23만원 정도 하던 것이 요즘에는 18만원 선까지 빠졌다. 주식보유자들이 열불나게 생긴 것이다. 26일 네이버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참가자들은 이에 대해 송곳 같은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이날 오전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제2사옥에서 제25기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주가 하락과 관련해 취임 3년 차에 돌입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 진땀을 뺐다. 주총참가자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인 미래가치에 대한 질문 포화를 퍼부었다. 이들은 경영진들에게 주가 부양 방안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회사 주요 사업에 대한 경쟁력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물었다.

최 대표와 경영진은 주총 의안 표결이 끝난 뒤,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주총에서 경영진과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에서 질의에 나선 한 주주는 “솔직히 네이버 주가 때문에 굉장히 고통스럽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최 대표는 “모든 주주들이 주가에 대해 실망이 큰 것을 잘 인지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검색 중점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또 본질을 탐구하는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위기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라고 답했다.

최근 네이버는 국내에서 급격하게 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침투로 커머스 사업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게 네이버 주가 내림세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알리와 테무가 파격적인 자본력을 앞세워 침투하려는 전략을 발표해서 면밀히 보고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다”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들 해외직구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본연의 광고와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서는 이러한 파트너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전략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 “현재 광고 부서에서 알리와 테무 등과 굉장히 면밀하게 협의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 토종기업으로서, 생성형 AI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 나갈 운명인 네이버의 미래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네이버의 생성형 AI 전략에 대해 최 대표는 “챗GPT 등장 이후에 AI가 결합된 검색엔진과 사업모델 변화에 대해 전 직원이 고민하고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AI는 학습된 지식 내에서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특히 AI 모델이 가진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서비스가 없는 만큼, 네이버도 이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주가가 장기 하락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 이날 주총장에서 주주들이 질문한 곳에서 그 원인을 내다볼 수 있다. 주변에 악재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걸림돌과 도전을 네이버가 성공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면 주가 흐름의 반전 가능성은 점점 옅어질 것이다. 특히 네이버는 검색시간에서 유튜브에 크게 뒤지고 있어 이것 또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에서 사람들은 네이버를 통해 세상을 엿봤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유튜브를 켜놓고 있다. 조회 절대 시간에서 뒤지면 그만큼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는 시그널일 것이다. 정기주총장에서 주주들에게 혼쭐난 네이버가 올 회계연도에는 어떤 성적표를 낼지 주주들은 조마조마하면서 바라볼 것이다. 과연 네이버 주가는 장기 상승세로 전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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