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라이트’라는 인물 주장, 비트코인 단체와 채굴자 등 ‘소송’
“비트코인 백서 작성이나 비트코인 개발, 근거없어” 판결

자신이 나카모토 사카시라고 주장해온 영국의 크레이그 라이트. (사진=디크립트)
자신이 나카모토 사카시라고 주장해온 영국의 크레이그 라이트. (사진=디크립트)

[애플경제 김미옥 기자]  지난 수 년 동안 “내가 비트코인을 발명한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해온 영국의 크레이그 라이트 박사라는 인물에 대해 14일 법원이 이를 "근거없다"며 부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디크립트'에 의하면 영국 법원은 “그는 비트코인을 발명하지 않았고 나카모토 사토시도 아니다”면서 “더욱이 비트코인 백서의 저자도 아니며,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 뒤에 숨은 암호화폐 발명가도 아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수 년 전부터 라이트 박사는 “내가 비트코인을 발명한 나카모토 사토시이며, 따라서 비트코인 백서에 대한 저작권도 내가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의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지난 202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암호화폐 저작권 개방단체인 ‘COPA’(Crypto Open Patent Alliance)와,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그룹이 이를 비난하며,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COPA는 스스로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을 쓰면 활동해온 잭 도시가 주도해서 만든 단체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세인의 관심은 집중되었다. 대체로 그의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일각에선 “혹시나” 하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진 가운데 마침내 이날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영국 법원은 일단 라이트 박사의 주장을 부인했다. “당사자들 사이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 유용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첫째, 라이드 박사는 비트코인 백서의 저자가 아니며, 둘째, 라이트 박사는 비트코인 백서를 채택하거나 운영한 사람도 아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라이트 박사는 비트코인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소프트웨어의 초기 버전을 만든 사람도 아니다.”고 단호하게 선언했다.

이로써 그간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관심을 받았던 ‘나카모토 사토시’ 인증 소동은 일단 허위주장인 것으로 밝혀지며 막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그 내용과는 별개로, 비트코인을 처음 만든 ‘나카모토 사카시’의 미스터리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잘 보여준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소송이 진행되기 직전, 라이트 박사는 성가신 재판을 피하고 법적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앞서 자신이 제기한 비트코인 백서의 지적재산권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COPA에 제안했다. 그러나 COPA는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그의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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