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4.15%의 예금계좌 출시, “파격적 고금리, 기존 은행고객 유인”
브랜드 충성도, 애플 제품 라인업 결합, 금융산업 지각변동 올 수도?

사진은 애플의 아이패드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은 애플의 아이패드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애플이 애플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애플 예금계좌’를 출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계는 시장에 미칠 영향을 나름대로 계산하며, 긴장감을 보이기도 한다.

앞서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연 4.15%의 고금리 예금계좌를 출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아이폰과 앱스토어 등 기존의 강력한 애플 생태계와, 브랜드 충성도가 결합해 금융시장 내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애플은 이미 국내 간편결제와 송금서비스, 신용카드 시장에도 잇달아 진출했다. “그 동안 결제시스템 중심의 금융생태계를 구축해오다가 이번에 예금상품까지 출시하며 금융서비스 영역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애플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예금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4.15%’ 금리는 현재 미국 저축예금 평균 금리(0.37%)의 10배에 달하고, 미국 대형은행의 약 30배~400배 수준이나 된다. 이는 예금액 등 별도의 제한은 없으나 최대 예금잔액만은 25만 달러로 정하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의 은행 담보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애플 월렛’을 동시에 개설할 수 있으며, 월렛을 통해 잔액 확인 및 수수료 없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이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세계 20억명의 고객을 보유한 애플과의 협업으로 골드만삭스는 애플이용자를 자사 은행 채널로 이용하며 신규고객을 유입함으로써 소매금융 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에 SVB 파산 후 어려움에 처한 미국 은행들은 또 하나의 ‘강적’을 만난 셈이다. 가뜩이나 은행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애플예금의 출시로 기존 은행의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27%가 주거래은행에 만족하고는 있으나, 이는 1979년 조사에 비하면 무려 33%p나 하락한 수준이다. 그나마 JP모건이 은행으로는 유일하게 브랜드 인지도 ‘Top 25’ 기업에 포함되어있다.

그런 가운데 출시된 애플예금 계좌는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아이폰과 맥북 등 하드웨어와 애플뮤직, 애플 TV, 아이클라우드 등 다양한 애플 생태계가 금융서비스와 긴밀하게 통합돼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구축하는 금융생태계는 결제를 넘어 은행업까지 확대되며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애플은 우선 디지털지갑을 시작으로 모바일결제시스템, 개인송금서비스, 신용카드까지 출시하며 핸드폰 내의 모든 결제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선결제 후지불’(BNPL) 결제상품과 저축상품 출시 등 모바일 송금·결제영역을 넘어 은행 여·수신서비스까지 런칭하며 자사 나름의 금융생태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지현 연구위원은 “애플은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기존의 서비스와의 시너지까지 더해져 금융생태계에 대한 애플의 파급력은 무척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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