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 속, 차세대 전지로 주목, “아직은 기술적으로 미완성”
‘리튬 금속 음극 전지에서 공기 중의 산소로 양극 활물질 구성’
전고체…‘양극, 전해질, 음극 등 다양한 미립자를 적층한 벌크형’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이른바 ‘혁신전지’가 배터리 공급난의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공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코발트를 제외한 니켈과 망간에만 의존하는 ‘코발트 프리’나, 광물 채굴권 확보, 폐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수입 다변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엔 기존 리튬 전지 외에 리튬 공기 전지나, 전고체 전지 또한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 공기 전지는 “궁극의 혁신 전지”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최근 이에 관한 동향 보고서를 낸 시장분석기관 IRS글로벌은 “이는 리튬 금속 음극 전지에서 양극 활물질을 공기 중의 산소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 이는 가장 질량 에너지 밀도가 높고, 건식 리사이클 방식에 최적화 된 원료(LiB Flake)의 5배 이상에 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편 국내에선 ㈜영풍이 이 원료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 등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는 충전할 때 생기는 과전압(충전 손실)이 4V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서 효율이 나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과전압을 줄이기 위해 양극 집전체용으로 촉매 등이 연구되고 있지만, 앞으로 브레이크 스루가 이루어져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전고체 전지도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양극, 전해질, 음극 전체를 고체로 만드는 것이다. 전해액을 없애기 때문에 각 셀마다의 케이스가 필요치 않다. 하나하나의 전지를 직접 적층(바이폴라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피 및 질량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액체가 누출되지 않으므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 –30℃의 초저온에서도 액체 전해질과 달리 동결되지 않는다. 액계 전지의 경우 성능이 열화되는 섭씨 60도 이상이 되지 않도록 식혀야 하는데, 전고체 전지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전압을 높임으로써 급속 충전 내성도 생긴다. 그에 더해 수명이 길 것으로 기대되며,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배터리 재생 전문업체인 ‘Li-Cycle’은 “높은 리튬 이온 전도율을 보이는 고체 전해질의 재료 구조를 찾고, 충전이나 방전 시 음극 활물질이 팽창ㆍ수축하는 데 대한 내성을 높이며, 양전극과 고체 전해질의 계면 내성을 높이면서 음극에서 리튬을 석출하여 합선(덴드라이트 : 수지상 석출)을 억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자동차용 전고체 전지는 용량을 키우고 출력을 높이기 위해 양극, 전해질, 음극 등 다양한 미립자를 적층한 벌크형이다. 현재는 소형 박막형 전고체 전지가 있다. 이는 집전체 및 음극, 전해질, 양극, 집전체를 기판상에 CVD(Chemical Vapor Deposition)법 및 스팩법 등의 진공기상법을 통해 박막을 퇴적시켜 만든다. 이러한 제조 방법에서는 각각의 계면 및 입자 간의 밀착성이 좋고, 계면의 박리가 없기 때문에 용량 열화가 작다. 애초에 전극이 얇기 때문에 용량이 작아진다.
그래서 벌크형 전고체 전지를 실용화하기 위해 주로 연구하고 있는 고체 전해질 재료는 유화물계, 산화물계, 폴리머(고분자)계의 3종류이다. 고체 전해질은 상온에서 높은 리튬 이온 전도율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전고체 전지 셀의 기본 구조는 양극과 음극 각각의 활물질의 분체와 고체 전해질의 분체를 혼합하여 굳혀서 만들어진다. 양전극 층 사이에 고체 전해질로만 이루어진 층을 두고 압축함으로써 셀을 만든다. 활물질 주위에 고체 전해질 미립자를 밀집시킴으로써 Li 이온의 전도 경로를 만들고, 고체 전해질 층을 사이에 두고 양전극 간에 Li 이온을 주고받는 것이다.
그래서 “성능을 향상시키려면 활물질인 미립자와 고체 전해질 같의 접촉(입계) 저항을 줄이고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Li-Cycle은 “전고체 전지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충전 시에는 음극 활물질의 미립자에 양극에서 온 Li 이온이 들어가 팽창하고, 방전 시에는 Li 이온이 방출되며 수축된다.”면서 “이러한 팽창과 수축의 움직임에 음극이 따라가지 못하면 음극 내의 활물질과 고체 전해질의 계면에 틈이 생겨, 입계 저항이 증가하여 성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에 양전극에서는 높은 전자 전도성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