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원격모니터링, 디지털 치료제, 3D 프린터, 의료 인공지능,
DTC유전체, 스마트병원 등 전반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제도 개선 필요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디지털 헬스케어가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의료·비의료 행위 간 구분이나,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의 어려움 등의 규제로 인해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다른 선진국들은 대중화, 빅데이터, IoT, AI의 등 ICT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급격히 성장 중이며, 2027년까지 연 평균 19%의 높은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바이오협회 등의 자료를 인용한 ‘금융브리프’를 통해 “국내에선 각종 규제로 인해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이 힘든 상황이며, 이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고령화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한 질병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맞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원격의료, 원격모니터링, 디지털 치료제, 3D 프린터, 의료 인공지능, DTC유전체, 스마트병원 등을 모두 포함한다. 질병에 대해서도 치료에만 머무르지 않고, 관리·예방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은 각자의 미래 청사진을 기반으로 M&A, 협업 등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다. 규제로 인해 투자에 제한을 받는 국내 사정과는 크게 대비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시장은 어떨까. 이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한국바이오협회 등의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2020년 1,525억 달러에서 연 평균 19%씩 상장한 결과, 2027년에는 5,09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기준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모바일헬스가 864억 달러로 가장 크고, 디지털 보건의료 156억 달러, 원격의료 58억달러 순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기준으로 미국(41.1%), 유럽(27.4%), 중국(8.3%), 일본(5.2%) 등의 순이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2014년 3조원 규모에서 연 평균 25% 성장해왔다. 그 결과 2020년엔 14조원 규모에 도달하였으며, 향후에도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예정이다. 이같은 성장은 특히 “ICT 발전과 치료에서 나아가 예방·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한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스마트 기기 보급과 빅데이터, AI, IoT 등 발전된 ICT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과 융합하여 질병 예방, 치료, 건강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는게 연구소의 진단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스마트 기기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더욱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와 시공간 제약이 없는 진단서비스가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연구소가 인용한 미국의 GIA, 한국바이오협회 자료에 의하면 미국 빅테크는 첨단의 바이오테크 기술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경우는 클라우드 ‘Google Cloud’, 생명 공학, AI 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AWS’, 음성인식 기술, 원격의료 서비스, 온라인 약국 ‘PillPack’을 실행하고 있으며, 애플은 아이폰 기반 소비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애플워치, 건강 관련 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애저’, 게놈 데이터 분석, 헬스 봇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유통을 기반으로 인수 및 협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가상 진료나 원격 의료를 위한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앞장 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최대 원격의료 서비스 회사인 텔라독(Teladoc)과 협업함으로써 AI스피커로 간단한 원격 의료를 이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애플워치 등 자사의 디바이스를 핵심 허브로 활용, 고객들에게 많은 건강 기록을 제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가치있는 임상 연구 툴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알파벳은 데이터와 AI 기술 기반으로 정밀 의학을 주도하기 위해 진출하고 있다. 부족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역시 ‘핏빗(Fitbit)’을 인수하며 스마트 워치 시장 진입을 예고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를 기반으로 미래 의료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아마존 및 구글과의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이같은 선진 사례를 참고하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제도적 기반 조성을 통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의료·비의료 행위 간 구분이나,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의 제한 등과 같은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진료가 일부 허용되는 등 규제가 완화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 발생 방지나 민감성이 높은 개인 의료 정보의 보안 강화를 병행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