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디지털전환은 “아직 요원한 일”, ‘고도화’ 위한 노력과 정책 절실
스마트팩토리 테스트베드 지원, 스마트 장비 제공, 시뮬에이션툴 경쟁력 강화 등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국내 스마트공장 대부분은 아직 기초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나마 특정 산업 분야 중심으로 솔루션이 구축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본래 스마트공장은 ICT 기술의 활용 정도와 역량에 따라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화’의 4단계로 구분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STEPI 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구축된 국내 스마트공장은 전체의 74.5%가 기초 수준에 머물러있어 혁신을 통한 고도화, 첨단화를 기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제조업은 제조장비의 스마트화 등 운영기술(OT) 분야보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등 편중된 상황이란 지적이다. 이로 인해 디지털트랜드포메이션이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의 디지털화 내지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조 과정에서의 시뮬레이션 툴이 더욱 중요해지고, 그 활용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중소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디지털화의 비용이 너무나 비싸고, 그 때문에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직접 구매하여 구축,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스마트팩토리가 오히려 대기업과 영세 중소기업 간 혁신의 격차를 가속화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는게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우려다. 특히 해당 ‘인사이트’는 “중소·중견 제조기업은 그런 이유로 스마트공장 구축이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과 유인이 높지 않다”면서 “이들로선 일찍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를 경험하지 못했으므로 당연히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연구원과 해당 ‘인사이트’는 중소·중견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팩토리에 의한 혁신을 위한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OT(운영기술)·IT(정보기술) 융합형의 스마트팩토리를 선도할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과, △개별 기업의 스마트제조 시뮬레이션 툴을 보급하고 활용하도록 지원하며, △국내 스마트팩토리 장비와 시뮬레이션 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등이다.
‘인사이트’는 또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현실화 하는 곳이 바로 생산 현장”이라면서 “기업의 다양한 시도들을 지원하고, 그간 축적된 우리 기업들의 우수한 제조역량과 첨단 디지털 기술 간의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본래 2022년까지 전국에 3만개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 내지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연구원 ‘인사이트’는 “그런 목표가 달성되고, 양적인 성장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그 것만으론 스마트팩토리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OT와 IT의 융합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 시도를 지원하기 위해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은 스마트팩토리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방식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인사이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 속에서 제조업의 역할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면서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대표적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선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전제 조건”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또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5G,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나아가선 산업구조나, 노동체계, 법제·시스템 등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래서 “이는 스마트팩토리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이고 혁신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2021년 11월 기준으로 약 2만 5천개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으며, 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스마트제조의 기반마련을 위해서 보급·확산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 스마트팩토리 테스트베드 구축이나 영세 중소기업들을 위한 스마트 장비와 시뮬레이션 툴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게 연구원의 주문이다.
그래서 “이번 연구의 정책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된다면 기존 정책들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은 물론, 스마트팩토리 도입이나 디지털트래스포메이션에 회의적이었던 기업들의 관심도와 참여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연구원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