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가포르 등 개발, ‘로봇 피부 손상 대처’, ‘유연한 로봇 피부 생산 가능’
[애플경제 양다운 기자] 딱딱한 금속이 아닌 실리콘, 고무 등과 같이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진 소프트로봇 기술도 날로 발달하고 있다. 이는 강철로 만들어진 일반적인 로봇보다 움직임이 유연하고 외부 충격에 강해 재난 구조나 의료, 우주 탐사에서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외부의 심한 충격으로 인해 파손될 우려가 크다는게 장점이다. 이에 최근엔 훼손 또는 파손에 대처하기 위한 ‘로봇용 인공피부’나 섬유․실리콘 복합체 등도 개발되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인용한 미국화학협회 저널에 의하면, 소프트로봇의 손상 탐지에 활용 가능한 인공 피부가 개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로봇용 인공피부’는 이온 신호를 통해 압박을 감지하고 노란색에서 보라색으로 색을 바꿔 소프트로봇 손상의 발생을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화학협회 저널은 이에 대해 “전기적 신호를 통해 자극을 감지하거나, 타박상 지표로서의 멍과 같은 인간 피부 기능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온 전도성을 가진 ‘유기 하이드로겔’을 합성한 ‘이온피부(I-skin)’”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철기구나 소프트 로봇의 손상을 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인공피부를 부착한 무릎을 금속 캐비닛에 세게 부딪힌 후 인공피부에 멍과 같은 변색이 생기게 한다”면서 “인간 피부와 유사하게 전하 운반체로 이온을 사용하고, 이온 전도성 하이드로겔은 기존 전자 피부에 비해 투명도, 신축성,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개발한 연구진은 “전자 전달을 통해 자극을 감지하는 다양한 전자 피부, 또는 ‘e-skin’을 개발했으나, 전도체가 항상 생체에 적합하지는 않으므로 일부 보철기구에는 사용이 제한적”이라는게 개발 배경이 되었다.
연구진은 “‘I-skin’은 멍이 드는 피부를 개발하기 위해 기계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색이 옅은 노란색에서 청자색으로 변하는 ‘스피로피란(spiropyran)’ 분자를 포함한 이온성 유기 하이드로겔을 합성한 것”이라며 “테스트 중 젤은 늘리거나 압축할 때 색상과 전기 전도율의 변화를 보이고 보라색은 2~5시간 유지되다 희미해져 노란색으로 복귀한다”고 전했다. 특히 로봇의 표면에 붙인 ‘I-skin’은 사람 피부와 마찬가지로 구부리거나 늘릴 때는 전기 신호만 변하고 멍은 들지는 않다가 세게 누르거나 꼬집으면 변색된다고 밝혔다.
한편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학 연구팀은 ‘소프트로봇을 위한 섬유·실리콘 복합체’를 생산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미국화학협회 저널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른바 ‘자동화섬유임베딩(Automated Fiber Embedding, AFE)’ 신기술을 개발, 소프트로봇 응용을 위한 복합섬유 및 실리콘 복합체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수동적 개입 없이 복잡한 적층 복합재료의 고정밀 제조가 가능하여 시간과 노동을 절약하고 제조 가능한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설명이다.
이는 또 센서와 엑추에이터를 포함한 소프트 로봇 구성요소들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탄성중합체’(elastomeric) 기판에 내장된 ‘연속섬유’(continuous fiber)를 사용했다. 또한 “연질기판에 연속섬유를 수동 삽입하는 일은 정확한 레이어링, 패턴 위에 섬유 유지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난이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자동화섬유임베딩 기술은 자동화된 ‘직접 잉크 쓰기(Direct Ink Writing)’를 통해 탄성중합체와 섬유 임베딩의 이음매 없는 조합을 활용하고, 복합체 내 깊이와 섬유 간격의 정밀 제어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실리콘 엘라스토머(elastomer) 내에 섬유를 자동 적층하고 삽입하기 위한 3가지 방식을 논의했다. 실리콘 엘라스토머는 상온에서 고무 탄성을 나타내는 고분자 물질이다.
자동화섬유임베딩 기술은 내장형 섬유 패턴을 통해 ▲색상 변화 제어 ▲구조적·형태학적 특성의 재단 ▲열 입력의 활성화 ▲소프트 로봇 구조에서의 전기적 특성 활성화 등에 사용된다. 이는 로봇의 연성 복합체 내에서 복합섬유 레이아웃 재단에 사용될 수 있는 제조 가능성을 실증함으로써 소프트센서나, 소프트통신 디바이스 등 소프트로봇공학의 다양하고 새로운 응용 분야의 지평을 연 것이란 평가다.
